"5년,10년 뒤 성장을 이끌어갈 미래동력 육성에 힘쓰겠다. "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포트폴리오 변화에 나섰다. 최 부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결정형과 박막형 등 다양한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전지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기술과 유사해 관련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태양전지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2009년 30㎿ 규모의 태양전지 R&D(연구 · 개발) 라인을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라인 규모를 130㎿까지 확대하고 나섰다. 태양전지는 빛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일종의 반도체 소자에 해당한다. 반도체처럼 회로구조가 아니어서 포토나 식각 등의 공정이 필요없는 만큼 제조공정이 간단하고,소재의 효율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솔라' 등 태양전지 관련 전시회에서 시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분야에서 매출 10조원을 올린다는 비전도 세웠다. 업계는 태양광 발전이 2050년 이전에 전체 전력 발전량의 25%를 담당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전자의 태양전지 사업에 발맞춰 폴리실리콘 등 신재생에너지 소재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요소와 암모니아 등을 생산하는 기존 사업을 접고 기초 태양전지 핵심 소재로 꼽히는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삼성정밀화학은 지난달 폴리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인 MEMC와 합작사 설립 계약을 맺었다.

삼성정밀화학은 합작사 설립을 통해 2013년부터 울산 공장에서 연간 1만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로 했다.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 이끄는 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2009년 6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와 손잡고 SB리모티브를 설립한 삼성SDI는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브라운관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울산사업장에 전기차용 전지 생산 라인을 준공하고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했다. SB리모티브는 2015년까지 생산 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분(4GWh)으로 늘리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준공으로 앞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SB리모티브는 세계 최고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SB리모티브는 세계적 자동차회사인 BMW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BMW의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메가시티'에 SB리모티브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실리는 것.현재 SB리모티브는 BMW의 컨셉트카인 '액티브E'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크라이슬러와도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공급하기로 했다. SB리모티브의 배터리팩은 크라이슬러의 순수 전기차 모델인 '피아트 500EV'에 장착돼 2012년부터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USABC)과 공동으로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USABC는 미국 에너지국과 GM(제너럴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에 탑재할 고성능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SB리모티브는 USABC와 앞으로 3년간 전기차에 적용할 차세대 전지를 공동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개발하는 전지용량은 40㎾h급으로 한 번 충전으로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삼성SDI는 전력저장장치가 필수적인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삼성SDI는 또 에너지 저장장치 시스템 사업인 ESS(Energy Storage System) 사업화에도 성공해 지난해 9월 미국 AES사와 20㎿급 ESS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