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스티브 잡스의 현실 왜곡'을 비판하고 나섰다.

포춘은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아이패드2 발표와 관련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제품에 상당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실 왜곡이 기조연설을 훼손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애플이 강조한 '아이패드2'의 핵심특징 가운데 '대량생산되는 첫번째 듀얼코어'라는 문구는 다소 황당했다고 포춘은 지적했다. 이 기사의 필자는 그 이유로 지난 1월 '듀얼 코어'를 장착한 델의 '스트릭7'에 대한 사용후기를 쓴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의 태블릿PC '줌(XOOM)' 역시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으며, 또 대량생산 중인 만큼 첫번째 대량생산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줌은 스크린이나 카메라, 스피커 등 부품 구성면에서 아이패드를 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CEO 잡스는 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 완전히 오역한 것으로 밝혀진 삼성전자 임원의 말도 인용했다고 포춘은 지적했다.

이날 잡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유통점 판매는 200만 대를 넘어섰지만 소비자에게 실제로 판매된 경우는 아주 적을 것'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이는 한 삼성전자 임원이 갤럭시탭 판매가 '아주 순조롭다(quite smooth)'고 한 말을 '아주 적다(quite small)'로 잘못 듣고 쓴 오보로 밝혀졌다.

포춘은 애플이 대중들을 상대로 아이패드의 경쟁 태블릿PC들이 아이패드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도의 일환으로 사실들을 비틀었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Steve Jobs' reality distortion)은 그가 말하면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며,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믿게 만든다는 뜻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