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비창업자들이 창업과정의 애로사항으로 자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꼽은 것이 바로 상권과 입지에 대한 것이다. 이는 상권과 입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상권과 입지가 왜 중요할까. 이는 바로 고객의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상권과 입지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상권 내 잠재고객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고 목표 고객층을 선정해야 한다. 단순히 인근에 세대 수나 유동인구가 많다는 정도를 넘어 '내 고객'이 될 수 있는 유효 수요층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또 상권의 범위는 일률적으로 규정하지 말고 지역과 업종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예컨대 외부인의 출입이 적은 빌딩의 내부 영업 점포는 반경 300m의 상권을 선정해 공략하기보다는 빌딩 내부의 고객층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반대로 인근에 잠재 고객층의 규모가 작다면 상권의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메뉴 또는 상품 구성의 변화,배달 및 테이크아웃 서비스 실시,홍보 방법의 다변화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둘째,상권 내의 입지는 점포의 가시성과 접근성을 먼저 고려하되 사전에 경제성도 반드시 계산해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점포는 간판이 잘 보여야 하고 접근하기도 쉬워야 한다. 고객이 알기 힘든 위치나 산 넘고 물 건너듯 찾아가야 하는 입지는 고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입지조건이 좋더라도 임차료를 내고서 남는 것이 없으면 곤란하다. 실제로 현장에서 자영업자들을 접해 보면 적정 규모의 면적을 확보하지 못한 상점들의 경우 좋은 영업성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익이 적어 고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셋째,상권과 업종은 반드시 서로 부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권이 업종을 쫓을 수 없으므로 상권에 맞는 업종을 택하든지 아니면 업종에 맞는 상권을 찾아야 한다. 서울 대학로 이면 골목의 먹자거리에서 선술집을 하던 점포는 중 · 장년 취향이어서 손님이 적었는데,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일본 라멘' 전문점으로 바뀌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상권을 고민하는 이유는 내 사업이 적정 수익성을 가질 수 있는지 스스로 확신을 갖기 위해서다. 이는 '내 가게가 확보할 수 있는 고객은 누구이고 그 규모는 충분한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적합한 상권과 입지를 확보하는 것은 경쟁 우위의 교두보를 선점하는 것과 같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