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리비아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2년6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글로벌 경제 전망에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1964.83으로 전날보다 40.47포인트(2.02%) 폭락했다.지난 11일과 17일 급락장에서 형성됐던 저점인 1977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이 1284억원을 팔고 있으며 기관도 410억원 순매도했다.전날 지수를 끌어내린 프로그램에서도 928억원 매도세가 나타났다.개인만 나홀로 162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이날 새벽 마감한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리비아 정국 파장이 이집트 사태 때와 다른 방향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이집트가 산유국이 아니었던 반면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7위의 석유 생산규모를 가진 산유국이다.세계 원유생산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 의사를 밝히며 사태가 빠르게 수습되는 모습을 보였던 이집트와 달리 리비아 정부가 무력 진압에 나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증시 불안의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중동사태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에 따른 증시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삼성증권은 이날 사내용 리포트를 통해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유가가 12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경우 코스피지수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삼성엔지니어링이 7.45%(1만4000원) 떨어진 17만4000원에 거래됐다.GS건설(-7.33%) 대림산업(-6.24%) 현대건설(-9.11%) 현대산업(-4.91%) 대우건설(-6.78%) 등도 급락했다.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49건의 프로젝트에 217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이중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물량은 8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로 항공주들도 급락했다.대한항공이 8.83%(6100원) 떨어진 6만3000원까지 폭락했다.아시아나항공도 9.44%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서며 IT주도 내림세다.삼성전자는 93만9000원으로 0.95% 하락했다.하이닉스(-1.39%) LG디스플레이(-1.36%) 삼성전기(-2.64%) 삼성SDI(-0.91%)도 약세다.

반면 유가 급등에 따른 불안으로 금 가격이 치솟으며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애강리메텍은 11.66%(305원) 오른 292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지수는 8.81포인트(1.69%) 하락한 511.78을 기록했다.개인이 80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이 62억원,기관이 15억원 순매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