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인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윤수환(45)입니다. 연신내역에서 불광동 주택가로 30m 정도 들어간 이면도로 3층 건물 1층에 있습니다. 2006년 이곳에서 창업해 5년이 지났습니다. 상호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독자적인 브랜드입니다. 가게는 85.8㎡(약 26평) 규모로 제과시설을 갖추고 빵과 과자 등을 만드는 공장이 36.3㎡(약 11평),빵과 과자를 판매하는 매장이 49.5㎡(약 15평)입니다.

삼겹살집 자리를 권리금 3000만원과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80만원의 조건으로 인수했습니다. 영업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파트타임 직원이 매장을 담당하고,저는 직원 1명과 함께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빵 종류는 약 35가지로 매일 구워내 동네 주민들의 평판은 좋습니다.

월 매출은 2000만~2500만원대로 제과점 매출로는 양호한 편이지만,최근 구제역 여파로 생크림과 분유 등 재료값이 너무 많이 올라 원가 비중이 55%에 달하고 있습니다. 인건비와 임차료,전기·수도·가스료 70만원 등을 제하면 순이익이 저조한 편입니다. 부부 인건비를 제외하면 월 150만~2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이 남는 상태입니다. 매장이 5년 정도 지나 시설이 노후화됐기 때문에 새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큽니다. 같은 상권에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이 시설을 개선하면서 손님을 많이 빼앗긴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계속 장사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출을 다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A 연신내역 상권은 은평구의 중심부입니다. 도심 · 부도심 상권과 비교해볼 때 생활밀착형 지역상권의 성격이 강합니다. 연신내역 주변은 아파트 단지가 없는 대신 인근 갈현동 불광동 대조동 등지에 단독 및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이 연신내 상권 수요의 70%를 차지합니다. 연신내 상권은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먹자골목과 로데오거리,연서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로데오거리와 인접한 먹자골목은 주변에 학교들이 흩어져 있고,주점과 식당이 밀집해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고 있습니다. 학교쪽에 가까운 길목은 팬시 문구 스티커사진점 등 10대 위주의 중 · 저가 매장이 대부분입니다. 로데오거리는 먹자골목보다는 약간 비싼 의류매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의뢰인 매장이 기대 매출을 밑도는 이유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프랜차이즈 경쟁점들의 영향이 큽니다.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이나 다양한 고객판촉 이벤트,앞서가는 인테리어 등에 밀려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 제과점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매출이 부진한 것은 계절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구제역과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위생관리가 깨끗한 매장을 찾습니다. 점주가 솔선수범해 유니폼을 입고 종업원들의 위생관리도 직접 챙기세요. 공장은 청결히 하고 고객들의 시선이 머무르는 매장 전면은 깔끔하게 정돈해야 합니다.

우선 디스플레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제과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어떤 상품을 어떤 자리에 배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동선에 따라 저렴한 가격대부터 가장 경쟁력 있고 가격이 비싼 품목을 순서대로 진열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빵의 종류는 다양한 반면 질서가 없고 진열이 어수선하다 보니 수제 제과점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에 비해 매장 분위기가 다소 뒤처지지만,제과점의 특성상 디스플레이 자체가 매장 이미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원칙을 갖고 상품 진열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조명을 활용해 상품의 포인트를 살려내고 동선체계를 보완,고객이 편리하고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하세요.

상품의 가치도 올려야 합니다. 각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있는 쇼 카드를 부착하면 좋습니다. 간단한 소책자나 브로셔,매장광고물(POP)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수제 빵과 과자는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도가 생명입니다. 유통기한을 표시하고 상대 점포가 어떤 가격에 상품을 내놓았는지에 따라 바로바로 가격을 써붙이는 쇼 카드를 연출하세요. POS를 설치해 잘 팔리는 품목과 꼭 필요한 구색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3000~4000원대의 빵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해 객단가를 올려야 합니다.

카운터나 진열장은 다소 어수선한데 공장과 홀을 완전 차단하기보다는 빵을 만드는 소리와 냄새를 느낄 수 있도록 약간의 개방이 필요합니다. 요일별로 이벤트빵을 만들어 홍보할 필요가 있고,저녁시간에는 정상가격보다 20~30% 저렴한 세트판매를 기획해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만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