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서울 양재점과 이마트 경기 용인 구성점 간 가격 인하 경쟁으로 두 점포의 농심 신라면 가격이 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개당 300원 안팎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26일 이마트가 첫 창고형 매장인 구성점을 연 직후 상권이 겹치는 두 점포가 가격 비교가 쉬운 신라면을 치고받기식으로 계속 인하하면서 열흘 만에 값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코스트코 양재점은 지난 3일 신라면 30개들이 상자 가격을 9990원에서 9690원으로 내린 데 이어 4일에는 8790원으로 다시 낮췄다. 이마트 구성점이 3일 오후 9790원에서 9490원으로 내리자 가격 대응에 나선 것이다. 두 점포는 지난달 26일 이후 상대방의 판매 가격을 수시로 체크해 더 싸게 가격을 조정하는 식으로 신라면 값을 7~8회 인하했다. 이 기간 중 코스트코 양재점은 1만6490원이던 신라면 상자 가격을 8790원으로 46.7% 낮췄다. 이마트 구성점의 인하폭도 40.7%에 달한다. 신라면 외에 진라면 에비앙(생수) 등 주요 경쟁 품목의 가격도 같은 기간 30~40% 떨어졌다.

신라면 값이 다른 매장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두 점포에서는 연일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두 점포는 대량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1인당 구입량을 2~3박스로 제한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개당 300원 정도의 신라면 가격은 공급가는 물론 공장 출하가에도 못 미친다"며 "판매에 따른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점포 간 가격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점포는 경기 분당,용인,수원 등 상권이 겹치는 데다 가격 경쟁력을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어 기선 제압을 위한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상품을 국내 최저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에 따라 경쟁 점포의 가격 인하에 적극 대응해 더 싸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