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토로라가 통신장비 부문인 무선네트워크사업부를 매각한다. 핵심 사업인 휴대폰과 셋톱박스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9일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무선네트워크사업부를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인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에 12억달러(약 1조4574억원) 안팎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2~3년간 휴대폰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모토로라는 회사를 두 개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휴대폰과 셋톱박스를 묶은 '모바일 디바이스&홈 비즈니스' 부문과 통신 솔루션 및 장비 등을 묶은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솔루션&네트워크' 부문으로 나뉠 예정이었다.

당초 시장에선 모토로라가 회사를 나눈 후 실적이 좋지 못한 휴대폰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통신장비 부문을 떼내려 한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드로이드' 등으로 북미 시장에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휴대폰 부문에 좀 더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초 모바일 광고업체인 애드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드로이드의 선전에 힘입어 미국 안드로이드폰(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이 3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 등에 뒤처진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모토로라가 방어보다는 공격을 선택해 '마지막 기회'를 제대로 써보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산자이 자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안드로이드폰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공언해 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