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제가 두살때 대우실업 설립한 아버지…백남준 선생님과도 아주 친했죠"
"제가 태어날 때 아버지는 회사원이었어요. 1967년에 대우실업을 설립하셨으니까.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공연이나 전시회에 많이 데리고 가 줬는데 나중에 저를 휘트니미술관에 인턴으로 추천해주신 백남준 선생님과도 아주 친했어요. "

김선정 교수는 문화예술에 밝은 부모님 덕분에 자신을 큐레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해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 선생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휘트니미술관에서 1년 동안 일했는데 그때는 잘 몰랐죠.뭐가 중요한 건지.백 선생님이 여러 곳에 가보라고 했어요. 선생님이 비디오 작품들과 교육용이나 스크린용으로 볼 수 있는 아카이브를 만드시고 작가들도 소개해 주시면서 그런 곳에 다 가보라고 했죠.스튜디오에도 가끔 놀러가곤 했어요. 그때 하신 말씀을 다 이해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지금 생각하면 아,이런 게 서울에 있어야 되는데,그때부터 내가 알아서 준비를 했어야 하는 건데…."

그는 "어릴 때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도 자주 놀러 오셨다"며 "그 덕분에 '공간'에서 연극도 보고 예술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세종문화회관 개관 티켓을 아버지가 선물로 주셔서 '백조의 호수'처럼 우리나라에서 못 보던 공연들을 보고,오페라 '아이다'도 보고….그 덕분에 이렇게 됐죠."

1990년대 중반 백남준 선생과 함께 휘트니 비엔날레 일을 했을 때 펀드레이징이나 기부,지원 제도가 제대로 안 돼 있어 힘들었다는 얘기도 털어놨다. "사실은 저희 집에서 엄마나 아빠가 도와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했죠.그런데 저 혼자 알아서 하도록 안 도와주시는 거예요.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 어머니가 해외로 나가셨을 때도 그냥 혼자 알아서 하도록 놔두고….제가 그때 왜 그랬느냐고 나중에 엄마에게 뭐라고 그러긴 했는데…(웃음)"

그는 "그게 계속 생각할수록 참 고맙다"고 말했다. 진짜 '홀로서기'의 원리를 체득하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최근에 베트남 호찌민에도 갔다 왔는데 거기서는 오토바이 타고 작가 만나러 다니랴, 리서치하랴 너무 바빠서 아버지 계시는 데를 못 가고 그냥 왔죠.요즘 아버지 건강은 많이 나아지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