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에쿠스'에 애플 '아이패드(iPad)'를 탑재키로 했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오는 7월 북미시장에 출시하는 대형세단 '에쿠스'를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선보이며 신차 구매고객에게 차량 매뉴얼이 내장된 태블릿PC를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존 크라프칙 HMA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출시발표 행사에서 이 '전자 매뉴얼'을 가리켜 "상호적인 정보전송 기능이 가능한 기기"라고 했을 뿐,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라는 상품명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USA투데이 등 대다수의 미국 현지 언론은 이날 신차발표회에서 영상을 통해 공개된 이 기기가 아이패드라고 보도했다. 현대차 한 관계자도 "확인 중이지만 아이패드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아이패드는 '에쿠스 멀티미디어 태블릿'으로 명명됐다. 기존에 제공하던 종이형태의 차량 설명서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작해 내장한 기기다.

크라프칙 CEO는 "누가 300페이지나 되는 설명서를 읽겠느냐"며 "(에쿠스를 사는 소비자들은) 그 대신 전자 매뉴얼과 현대차 전체 라인업 사진이 포함된 화려한 컬러 터치스크린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기기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패드의 자체 통신기능을 사용해 인근 딜러들과의 정비서비스 예약을 할 수도 있게 했다. 물론 차량 매뉴얼 외에 기기 본연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오는 3일 출시되는 아이패드는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건드려 조작하는 태블릿PC다. A4 용지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무게는 700g 이하로 들고 다니기 쉽다. 특히 전자책이나 동영상을 보는 데 편리하며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다. 앞서 독일 BMW, 메르세데스 벤츠와 한국의 르노삼성 등은 '아이팟 터치'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가 에쿠스에 아이패드를 탑재한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대형세단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서며 차별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라프칙 CEO는 "에쿠스는 럭셔리카를 '인텔리전트 럭셔리' 레벨로 높인 차"라며 "소비자들은 이 차를 통해 기존 고급브랜드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에쿠스는 한국에서 생산해 오는 7월부터 미국 시장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4600cc급 8기통 타우엔진을 장착해 385마력의 최대출력을 낸다. 가격은 5만달러대 중반이 될 예정이라고 HMA는 밝혔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