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은 7일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비투기지역도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지정 요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과 백성운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당정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경제 회복기에 들어 출구전략 등이 거론되면서 집값 급등이 우려되는 지역의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며 "지역별로 시장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 맞춤형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주택법 등은 투기지역만 주택거래신고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으나 당정은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거나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까지 지정 대상을 확대시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주택거래신고 지역으로 지정되면 부동산 거래내역을 15일 내 신고하고,거래 금액이 6억원을 초과할 경우 자금조달 계획서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해 집값 상승과 하락 요인이 동시에 있어 물가수준 내외의 제한적 상승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전세는 재개발 이주 수요와 서울 입주물량 감소 등 불안요인이 잠재해 서울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정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주요 학군 등 전세금이 가파르게 인상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확대키로 했다. 또 재개발 · 재건축 사업에 따른 서민의 주거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이주 수요를 최대한 흡수 · 분산하는 동시에 철거 세입자에게 순환용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세입자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해 주고 사업이 마무리되면 재개발 임대주택으로 다시 이주하도록 하는 순환용 임대주택은 애초 계획보다 대폭 늘려 서울은 2015년까지 5000호를 공급키로 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