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에너지와 환경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은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화석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은 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오히려 인류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전 세계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응해 도시개발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도시는 더 이상 환경파괴의 결과물이 아니다. 녹색도시에서는 환경과 조화된 지속가능한 개발이 추구되고 미래지향적 저탄소 녹색기술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유럽의 환경수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수변형 도시재생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스웨덴의 하마비,세계 최초의 무탄소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등이 녹색도시의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서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녹색도시는'녹색성장도시'를 의미한다. 녹색성장도시는 단순히 외국의 녹색기술을 적용하는 녹색소비도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이란 수출을 통해 달성되므로,녹색성장도시는 저탄소에 효과적인 녹색기술을 발굴하고 녹색기술의 도시 적용성과 수출가능성을 검증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가 돼야 한다.

녹색도시가 성공적인 녹색성장도시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녹색기술상품화 전략이 필요하다. 첨단 녹색기술의 개발에는 늦었더라도 녹색기술을 우리나라 녹색도시에 세계최초로 적용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녹색기술의 상품화에서는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 둘째,하이테크적인 녹색기술뿐만 아니라 전통에 기반을 둔 녹색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 예로 한옥은 그 자체가 녹색건축이며 녹색기술의 집약체다. 최근에는 새집증후군을 해결하고자 아파트 내부에 한옥인테리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황토로 지은 아토피 치료마을이 생기기도 했다. 셋째,녹색기술의 수출시장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필요하다. 상대국의 여건에 적합한 녹색기술이 개발될 때,원활한 수출이 가능하다.

녹색기술을 기반으로 한 녹색성장은 탄소경제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다. 전환기의 시대에서 변화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가 모아질 때,녹색도시는 성공적인 녹색성장도시가 될 수 있다.

양정필 < 경기도시공사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