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경기도 부평역 앞에서 '루디아기독교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천기홍(62)입니다. 국철 1호선 부평역 광장 8번 출구에 있는 귀금속백화점 빌딩 3층에 있습니다. 가게는 200㎡(60평) 규모입니다. 2000년 1월 창업해 10년이 지났습니다. 보증금 2억원에 월 28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개업 당시 인테리어 시설 및 초도 상품 구입비로 1억5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성경책 등 종교 서적들이 주요 상품이며,종교음반,종교용품,보청기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평에서 서점을 운영하기 전 목동에서 5년 간 같은 업종으로 장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으로 제약회사 임원으로 19년 간 일해 오다가 1996년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기독교 전문서점을 선택한 동기도 신앙생활의 영향이 컸습니다.

가게는 아내,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 한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고 있으며,매주 일요일은 쉽니다. 매출은 성수기에 8000만원,비수기에 3000만원~4000만원 선으로 월 평균 5500만원입니다. 70%에 달하는 재료비와 임차료 280만원,인건비 120만원에다 대출이자 등을 제하면 가족 3명의 인건비에 해당하는 1000만원 정도 남습니다.

점포 인근 지역이 재개발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확정되면 무조건 점포를 비워달라고 건물주가 요구해와 최근 재계약을 했습니다. 개발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지만 불안해 가게 이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점포는 인테리어 시설 등이 낙후돼 개보수 공사를 할 시점입니다. 융자를 받아 임대료가 더 비싼 지역으로 이전을 해야 할지,지금 장소에서 개보수 공사를 하고 계속 영업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만남의 공간' 만들어 커뮤니티 중심지 돼야

A.1990년대부터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등장으로 소형 서점들은 폐업을 하거나 업종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소형 서점이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기독교 전문 백화점은 매출의 70% 이상이 종교서적으로 기독교 전문서점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전문서점은 일반 서점과 달리 외환위기 이후 증가해 전국적으로 450개에 달합니다. 전체 개신교 인구를 고려하면 200개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교회들이 대형화되면서 교회 내 구내 서점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메이저 기독교 출판사들이 문어발식으로 서점을 오픈하면서 다른 자영업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해 졌습니다. 신규 창업의 경우 전문 출판사나 종교용품 생산업체들로부터 물품 공급을 받기 어려워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입니다.

의뢰인은 종교 서적,종교 음반,악세서리,종교용품,보청기 등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월 평균 매출은 5500만원으로 도서판매 70%,음반 5%,기타 25%입니다. 고객들은 대부분 기독교인으로 심방,개업 등의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정 고객 의존도가 높으며,하루 방문 고객은 70명 정도입니다. 고객들은 오전 이른 시간과 오후 퇴근시간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특성을 고려한다면 고객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의뢰인은 개업 당시 시설을 10년 동안 그대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개보수 시점이 한참 지났습니다. 시설 개보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재개발을 둘러싼 임대차 문제로 결정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점포의 손익분기점은 월 3800만원이지만 5500만원으로 상당히 안정된 수준입니다. 재개발 계획이 확정된다 해도 실제로 건물이 새로 지어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초기 투자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매장 이전보다는 지금 점포를 리모델링한 뒤 영업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

이번 기회에 매장 시설을 바꾼다면 책을 파는 '서점' 컨셉트에서 벗어나,차를 마시거나 독서를 하는 휴식의 '공간'을 지향해야 합니다. 주민들에게 '만남의 공간'을 제공해 커뮤니티 형성에 주력해야 합니다. 매장 내 창가 부분을 활용해 '만남의 공간'을 만들면 좋습니다. 창가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모습을 건물 외부 고객들에게 보여주면 고객 유인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점포는 재고 상품이 많아 매장이 무질서해 보입니다. 특별 세일을 실시해 진열된 상품을 대폭 줄이세요. 도서나 종교용품의 진열은 내용별 분류 방식과 병행해 베스터셀러나 스테디셀러 코너를 설치하면 좋습니다. 또 추천도서와 종교용품을 묶어 가격별 상품을 구성하면 선물용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서점에 와서 책을 사는 경우도 많지만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들 수요층을 겨냥해 홈페이지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을 지향하면 매출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도서 분류를 위한 전산화(POS+도서검색DB)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1000여만명의 기독교인 중 기독교 서점을 이용해본 인구는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기독교 관련 용품을 함께 취급하면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해 고객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상권 확대경 유동인구 많은 쇼핑중심지

부평역은 인천의 서쪽 관문으로 인천의 성장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역세권 개발의 전형적인 모델로 역사 안에 쇼핑몰을 갖추고 있고,순환형 역광장과 메머드급 지하상가가 연결돼 있어 쇼핑 중심지의 역할을 맡고 있다. 역 주변에 먹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해 하루 종일 유동인구로 넘쳐난다.

부평역은 외곽순환도로 및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는 데다 국철 1호선과 인천 지하철이 만나는 환승역이다. 유동인구 중 절반 이상이 10~20대 신세대로 오후 5시 이후 급격이 늘어난다. 주간에는 30~40대 가정주부들의 비중이 높다. 상권은 북부역과 남부역으로 구분되며,북부역 쪽이 장사가 잘 된다. 역과 지하상가를 이용하는 인구는 하루 평균 20만명에 달한다. 1차 상권에 해당하는 반경 500m 이내까지 포함하면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부평역 하면 먹고 마시는 유흥가로 여겨질 만큼 음식점이 많다. 전체 2000여개 자영업체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1000여개가 식당이다. 이 중에서 호프집을 포함한 유흥주점이 36%에 달할 정도로 저녁 시간대에 강하다. 숙박업소도 140여개에 이른다. 역 주변의점포 임대료가 다소 비싼 게 흠이지만 그 만큼 소비력이 왕성하다.

역세권은 만남의 기능이 강해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패스트푸드,서점 등이 모여 있다. 이동 시간 중 잠깐씩 들르는 중저가 판매업과 분식류도 인기 업종이다. 고정적으로 역사를 이용하는 환승객을 겨냥한 어학원이나 간호학원,댄스학원,제빵학원 등도 수요가 많다.

서점 성공TIP 추천도서 등 독서정보 제공해야

-서점은 인구 밀도가 높은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밀집지역이 좋습니다. 단독주택 상권은 지역만 넓고,인구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거주자의 소득과 교육 수준을 분석해 문을 열어야 합니다. 출판물의 70%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팔릴 정도로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라 독서 인구의 차이가 많습니다.

-중소형 서점들은 지역 상권의 특성에 맞게 전문화해야 합니다. 음악,컴퓨터,종교,요리,예술,미술,문학 등 다양한 테마로 전문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소형 서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지역 사회 고객들이 원하는 도서로 구색을 갖추는 것입니다. 역세권 서점은 단행본과 전문서적,교양서적 분야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아파트 지역의 경우 유아 및 아동 인구 비중이 30~40%에 달해 이들을 공략하면 좋습니다. 피아노 악보 등 음악 관련 서적을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중형 서점에서는 카운터가 매장의 중심입니다. 내방객들의 구매는 이 곳에서 결정됩니다. 카운터의 기능인 계산대 역할뿐 아니라 매장의 종합 인포메이션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카운터를 설계해야 합니다. 점주의 서비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매장 내에 고객을 배려하는 쉼터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고객들은 쉼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해도 그 존재만으로도 쇼핑의 여유를 갖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과 임산부,노인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해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법입니다.

-서평 정보는 책 구매로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매장 내 게시판을 설치해 고객 반응을 흡수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서평을 추천도서로 선정해 매장 한 켠에 부착하면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단순한 책 정보가 아니라 고객들에게 유익한 생활 정보를 알려줘도 좋습니다.


도와주신 분들=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회장,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부원장,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