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SW 불법 복제와의 전쟁] ② 400만원짜리 며칠이면 5만원 해적판 나돌아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② 죽어가는 토종 업체들

    '연간 매출 300억원 이하,인력 300명 이하인 기업이 99.8%.'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현주소다. 지난해 매출 300억원을 넘긴 토종 패키지 소프트웨어업체는 티맥스소프트와 안철수연구소,한글과컴퓨터 등 3곳에 불과했다. 매출액이 1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절반에 이른다. 무분별한 불법복제 탓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기반인 소프트웨어 산업이 이 지경이다 보니 IT강국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산에 밀려난 토종 소프트웨어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의 최강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다. 컴퓨터 운영체제(OS)시장의 99%를 독점하고 있는 윈도 덕분이다. 문서작성 소프트웨어 오피스도 토종업체인 한글과컴퓨터를 앞지른 지 오래다. 한국MS의 작년 매출액은 8000억원이었다. 토종 1위 소프트웨어업체인 티맥스소프트의 작년 매출액(1021억원)의 8배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MS,IBM,오라클 등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토종 소프트웨어의 시장점유율은 25.3%에 불과하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는 한국 사회에 만성화된 불법복제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산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 피해도 적지 않지만 토종 소프트웨어 해적판이 인터넷에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대표적 토종 패키지 소프트웨어인 아래아한글과 V3가 단적인 사례다. 국내 1500만대 PC에 대부분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래아한글을 만든 한글과컴퓨터는 작년 344억원의 패키지 매출을 올렸다. 이 중에서 일반 개인에게 판매된 패키지 매출은 1%도 안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래아한글 V3 알집 등 토종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돼 있어 돈내고 쓰려는 사용자가 거의 없다"며 "수익기반이 취약한 토종업체들이 기술력 등에서 앞선 외산제품에 갈수록 밀려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불법복제가 토종기업 좀비 만든다

    이달 초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세 곳의 영리 재단법인에 대해 기습 단속을 벌인 결과 PC에 설치된 148개 소프트웨어 중 정품은 13개에 불과했다. 일반 개인만 공짜로 쓸 수 있는 알집 V3 등 개인용 무료 버전 소프트웨어도 수두룩했다. 국내 기업이나 관공서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는 반드시 유료 패키지를 구매해 사용해야 하는데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개인용 무료 버전을 쓰는 경우가 많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 중 하나인 이스트소프트가 알집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1년에 30억원에도 못 미치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불법복제 탓에 매출을 내지 못하고 근근이 버티는 기업이 태반이다. 수익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외도도 잦다. 국내 소프트웨어 1세대 기업인 핸디소프트가 최근 실버타운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신 · 재생 및 바이오에너지 개발,자원탐사 개발,컴퓨터게임 개발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더 이상 소프트웨어 사업으로는 회사의 비전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안철수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불법복제 탓에 수익성과 성장성을 잃은 채 근근이 버티기만 하는 좀비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나서서 불법복제 근절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불법복제 근절 나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9일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 등 국내 소프트웨어업계 대표들을 만나 "문화부부터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률 100%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관이 공동으로 정품 소프트웨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과거 역사스페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조선왕조실록을 CD로 제작한 적이 있었는데 정가가 600만원인데 업체로부터 할인을 받아 400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5만원짜리 해적판이 나돌더라"며 불법복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사용실태를 점검해 불법 복제가 적발되면 이를 대외 공개하는 등 정부부터 정품 사용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박영태/안정락 기자 pyt@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한은 총재 "금리인하·동결 모두 열어둬…인상 논의는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27일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이 총재는 "기준금리는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중립 금리 수준에 와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현시점과 3개월 뒤 전망 얘기할 때 금통위원 중 금리 인상 가능성 논의하자고 한 분은 없었다"고 전했다.동결과 인하를 두고는 내부에서 반으로 갈렸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3개월 후 금리를 연 2.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라며 "나머지 3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이 총재는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한 3명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물가 우려도 증대된 만큼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했다. 나머지 3명은 성장 경로의 상·하방 위험이 있고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이와 별도로 신성환 금통위원은 금리를 연 2.25%로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 2

      "MZ세대 잡는다"…리뉴얼 나서는 이마트24, 새 콘셉트 먹힐까

      이마트24가 점포 리뉴얼과 함께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를 보여주는 신규 편의점 모델인 '트렌드랩 성수점'을 서울 성수동에 공개했다. 지난 6월 취임한 최진일 이마트24 대표가 실적 부진을 털기 위해 첫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24는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인 트랜드랩 성수점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플래그십스토어는 10~20대 세대와 트렌드에 민감한 30대 고객들을 핵심 타깃으로 잡았다. 트렌드 중심지 성수에서 '1030 고객을 가장 잘 아는 편의점’으로서의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트렌드랩 성수점은 100㎡(30평)규모로, 성수역 4번출구 인근에서 운영한다. 매장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어뮤즈’·‘W컨셉’ 등 으로 구성한 ‘브랜드팝업존’이 배치돼 있다. 매장 왼쪽 '브랜드존'에는 1020세대에서 인기가 높은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스파이패밀리'와 같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상품을 전시했다. 모바일 게임 '트릭컬'과 협업한 상품들도 판매한다. 스타 셰프들과 협업한 ‘스타상품존’에선 손종원 셰프를 비롯 최현석, 여경래, 오스틴강 등 셰프와의 콜라보 상품을 배치했다. 매월 출시되는 스타상품을 이 플래그십 매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투 고 카페 존'에서는 즉석커피와 과일 스무디, 베이커리 등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메뉴를 운영한다.이마트24는 다음달 중 가맹점주들 대상으로 신형 점포와 매장 리뉴얼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신규 가맹점과 재계약을 앞둔 매장부터 신형 매장 디자인이 적용될 방침이다. 이마트24가 최근 새롭

    3. 3

      [속보] 비트코인 4% 이상 급등…9만1000달러 돌파

      [속보] 비트코인 4% 이상 급등…9만1000달러 돌파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