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셔틀버스 등 손님끌기 아이디어 총동원

불황을 모른다던 섹스 산업에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방콕 최대 환락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팟퐁(Patpong) 거리.

고이(25)는 팟퐁 거리에 있는 술집 캐멀롯 캐슬에서 일한다.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2차도 나가지만 요즘에는 통 손님이 없어 울상이다.

그녀는 술집에서 "한 달에 8천바트(약 30만원)를 받았지만 요즘에는 6천바트(약 22만원) 밖에 못 받고 있다"면서 "지난 5일 동안은 손님도 받지 못했다. 누가 술이라도 사주면 그나마 운이 좋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관광 천국 태국에서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올해 관광수입이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태국 방콕에서 독일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홍등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28일 이 같이 보도했다.

독일 함부르크의 윤락업소 '가이츠하우스'의 앙케 크리스티안젠은 "사람들이 이제 더는 마음껏 돈을 쓰지 않는다"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 오던 손님들도 지금은 고작 해야 일주일에 한 번 온다"고 말했다.

가이츠하우스는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방문객 수가 최대 20% 감소했다.

성인 남성 14%가 윤락가를 찾는다는 체코에서는 지난해 프라하 외곽의 성매매 업소 중 절반에 이르는 곳이 문을 닫았다.

윤락업소들은 경기침체의 한파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료 셔틀버스, 노인 할인, 일일 이용권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독일 하노버의 윤락업소 'Yes Sir!'의 매니저 카린 아렌스는 요즘엔 손님을 끌어모으려면 "더 좋은 서비스와 특별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한 윤락업소는 핼러윈 데이에 핼러윈 의상을 입고 오거나 부활절에 장식된 계란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무료로 섹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98달러만 내면 6시간 무제한 섹스에 사우나, 일광욕실, 뷔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도 있다.

전 세계 윤락업소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

우크라이나 윤락업소들은 자국 화폐 그리브나(Hryvnia)화의 가치 하락으로 외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래 달러와 유로화에 대한 그리브나화의 가치는 무려 40%나 폭락했다.

우크라이나 성매매 산업의 올해 수입은 15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난도 젊은 여성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여권 단체 FEMEN의 안나 헛솔 대표는 "소녀들은 일자리가 없고, 윤락여성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