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이탈로 돈줄이 말라 버리는 등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조직과 인원을 축소하고 영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수익성 악화를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이 같은 노력과 함께 적정 규모 이상으로 집행된 대출을 점차 줄여야 수익성 제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부 조직은 줄이고

김동원 국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2∼3년간 내실경영에 주력하는 동안 본부 조직이 다소 비대해진 측면이 있다"며 "본부 조직 슬림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의 본부 조직은 1단,16그룹,14본부,2국,83부,5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은행은 업무성격이 유사한 상당수 부서 기준으로 20개 안팎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직 개편은 내년 1월께 단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부서 통폐합 과정에서 남는 인력은 영업 현장에 배치하고,IB(투자은행)부문 등의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성과급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또 부행장 중 일부를 교체하는 경영진 물갈이도 검토하고 있다.

농협도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안을 확정했다.

전국 16개 지역본부에 보험센터를 만들어 보험모집 조직을 대폭 늘리는 한편 카드모집인 조직인 카드영업소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 투자금융부와 자금시장부를 통합해 'IB센터 분사'로 개편했다.


◆과잉인력은 내보내고

신한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노조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연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6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지만 옛 조흥은행과 합병으로 부지점장 이상 상위 직급이 여전히 많아 추가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희망퇴직 인원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은행 측은 보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광주은행이 고강도 자구 노력 차원에서 5명의 부행장 모두를 퇴진시켰다.

광주은행은 연말 임원 인사를 계기로 행내 분위기를 쇄신하고 효율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대구은행은 4급 책임자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통상 매년 만 55세 이상 지점장급에서 20명 정도가 신청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만큼 장기 고령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직의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2년간 받을 임금을 4년간 나눠 받게 된다"며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퇴직한다면 1년 반 정도 임금을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