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年 3천억원 흑자낸 기술력 앞세워…

국내 대표 금형업체인 재영솔루텍나라엠앤디가 연간 20~3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자동차산업용 금형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각각 현지의 공장을 확장하거나 새로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이들은 통상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때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동반 진출하는 것과 달리 중국에 들어온 외국 자동차사나 현지 자동차 업체들의 금형 수요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 말 기준 719만대로 한국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올해는 850만대로 성장할 만큼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금형분야 1위 업체인 재영솔루텍(대표 김학권)은 최근 중국 후이저우(혜주)에 있는 현지 공장을 3배 확장해 인근으로 이전했다.

13년 전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중국에 진출,주로 전자분야에서 금형 제품을 만들어온 이 회사가 성장성이 더 빠른 자동차용 금형과 부품생산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김학권 대표는 "도요타·닛산 등 중국에 들어온 외국계 자동차 기업들과 현지업체에 대한 영업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3년 후에는 중국 현지법인의 매출을 800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2005년 매출액 180억원보다 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국내 프레스 금형분야 1위 업체인 나라엠앤디(대표 김영조)는 중국 쿤산에 41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내년 초 현지에서 자동차용 금형제조에 나선다.

이 공장에서는 특히 2010년부터 자동차용 판금부품(시트메탈)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김영조 대표는 "현대자동차와 GM 등 기존 거래처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데다 중국 현지업체들도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성장성은 높으나 아직 기술이 부족해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며 "독자 기술인 자동화 판금가공(스탬핑)기술을 선보여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스탬핑 기술은 자동차의 엔진,섀시 등에 들어가는 기능성 판금을 빠르게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부품 생산공정을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기존 기술은 5~20차례에 걸쳐 두드려가며 형상을 만들어내야 했으나 이 기술은 단 한 번에 원하는 형상을 구현할 수 있어 제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특징.나라엠앤디는 2010년에는 중국에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임영택 한국금형공업조합 이사는 "국내 금형산업은 대일(對日)무역에서 연간 3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두 회사의 중국 현지 진출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두 회사의 중국 진출은 최근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원화 강세와 인권비 상승 등에 맞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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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똑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만드는 '틀'이다.

TV나 휴대폰 케이스는 정교하게 짠 쇠틀에 플라스틱 수지를 녹여 굳히는 플라스틱 사출성형으로 제작한다.

자동차의 문처럼 강철로 된 제품은 얇은 철판(판금)을 두드려 동일한 모양을 만드는 프레스 금형으로 제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