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상상력이 거세된 논픽션의 제국.그들에겐 픽션의 상상력이 없다."

신간 '아베의 일본'(신지홍 지음,디오네)이 진단한 일본인들의 의식 지형도다.

3년 동안 도쿄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평화헌법을 바꿔 '전후 체제'를 끝내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현주소와 지향점을 25개의 키워드로 조명한다.

그가 말하는 '논픽션'은 수동적이고 체념적인 일본인의 생리를 상징하는 단어.아베 총리가 위안부(성노예)를 부정하고 야스쿠니신사에 화분을 보내며 군사대국으로 재무장을 노리는 것도 모두 이런 이데올로기적 배경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저자는 일본 보수 정치인들의 '망언'에 무조건 흥분하는 우리의 '냄비 근성'도 지적한다.

그들의 발언과 행위는 철저히 정치적이며 일본 내 여론을 겨냥한 국내용이거나 동북아시아와 서방을 겨냥한 국외용의 다목적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정치·외교적 배경과 포석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응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다.

221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