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과연 구글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을까.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미국 구글의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구글과 NHN의 공방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N을 이끄는 최휘영 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근 최 사장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구글의 공세,음란물 문제,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조사 등 복잡한 일이 많아서 그런지 최 사장의 얼굴은 까칠해 보였다.

그러나 구글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한국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고 구글은 영어권 밖에서 성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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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재를 대거 채용하는 등 매우 공격적이다.

"한국에는 좋은 일이다.

구글의 적극적인 태도로 이공계 학생들이 취업할 곳이 늘어난다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구글로서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NHN 검색 인력을 노리고 인터뷰를 많이 했지만 아무도 구글로 옮겨가지 않았다.

지난날 야후를 경험한 바 있어서 인재들이 외국계라고 해서 무작정 환상을 갖진 않는다."

-구글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말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 정부가 자국어 검색엔진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 프로젝트로 밀고 있고 유럽 국가들도 자국어와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자국어에 최적화된 검색엔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구글의 연구·개발(R&D)센터 인건비까지 정부가 보조해준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구글은 우리나라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내외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NHN의 일본 검색시장 진출이 큰 관심사다.

"올 하반기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당초 상반기로 계획했는데 좀 늦어졌다. 개발 일정 때문에 그렇다.

검색 서비스 방식에 대해서는 밝히기 곤란하다. 이해해 달라.일본에서 단기간에 검색 서비스 3위에 오르는 것이 1차 목표다. 야후재팬이 아주 강하지만 인터넷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우리에겐 한게임재팬이란 훌륭한 기반이 있기 때문에 해 볼 만하다."

-일본에 검색 인력을 얼마나 파견했는지.

"개발은 한국에서 한다. 천양현 NHN재팬 대표가 일본 사업을 지휘하고 검색 서비스 기획은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TFT팀장을 맡아서 한다. 국내에서 이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신중호 검색팀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게임 사업은 어떤가.

"이지닷컴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시각으로 미국 시장을 보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것이다. 금년 미국에서는 500만달러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 동시접속자 수가 이미 1만8000명에 달하는 등 좋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NHN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구글보다 NHN 사업 모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NHN 시가총액이 7조원이지만 아직 멀었다.

NHN이 구글과 맞먹는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이 되는 날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니다. 구글은 일하는 환경이 좋고 보수도 좋다는 식으로 환상을 갖는 사람도 있지만 NHN도 그에 못지않다.

구글을 능가하는 인터넷 기업이 되겠다."

최 대표는 얘기 도중에 몇 차례 담배를 새로 꺼내 불을 붙였다.

"얼굴이 수척해진 것 같다"고 하자 "담배가 좀 늘었다"고 했다.

"복잡한 일이 많아서 그러냐"고 묻자 그냥 웃었다.

대신 지나가는 말로 "가끔 약속 없는 저녁엔 창가에 우두커니 서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