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죠."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최평규 회장은 대번 그의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제 평생을 살면서 저는 우리 어머니를 제일 존경합니다.자식 4명을 키운 어머니의 강한 생활력은 항상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들어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자신의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 두 가지를 소개했다.

하나는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그의 식구들이 상경하면서 생긴 일이다.

"어머니는 서울에 오셔서 월세로 방 12개를 얻어 여관을 차렸어요. 이름이 '경화여관'이었죠.처음엔 손님이 하나도 없었는데 어느날부턴가 손님이 줄을 섭디다. 어머니가 매일 이불을 빨아 깨끗한 잠자리를 만든 게 효과를 본 거죠.구석에 처박혀 있는 여관이라 처음엔 신통치 않게 생각했던 손님들도 일단 하룻밤 자고 나면 생각이 바뀌는 거죠.요새 말로 우리 어머니는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도 그걸 어느 정도 이어받은 것 같고요."

두 번째 일화는 1986년 서울 목동에 아파트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공장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 6시쯤 귀가하던 길에 최 회장은 목동 '파리공원' 근처에서 열무와 배추를 파는 할머니 두 분을 발견했다.

그 중 한 분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그는 "용돈이 없으시냐,뭐가 부족해 새벽에 이런 걸 파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공터에 농사를 지어서 수확한 것을 자식들에게 나눠 주고도 남아서 파는 중이다. 먹을 걸 버리면 벌 받는다"고 오히려 최 회장을 타일렀다.

이 말을 듣고 최 회장은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 내일도 파세요…."

그는 최근 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 연세도 있으시니 집에 일하는 아주머니 한 명 들이자고 말했죠.그런데 어머니는 완고하게 반대하세요. 가정부 들어오면 당신 할 일이 없으시다고.올해 여든 되셨는데… 아마 제가 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