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은 전통적으로 수원을 대표했던 팔달문(남문)을 앞지른 성장 상권이다.

수원 민자역사가 완공돼 백화점과 영화관 등이 들어서면서 기존 노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원과 인근 지역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수도권 남부의 대표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수원역은 수원시 안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를 비롯해 수도권 남부지역에 있는 10여개 대학 캠퍼스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수원대 아주대 경기대 장안대 협성대 남서울대 등 10여개 대학 통학버스 정류장이 수원역 앞 곳곳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소비성향이 강한 20대 젊은이들이 늦은 오후 통학버스에서 내리면서 유동인구가 불어나기 시작한다.

서울 강남역 상권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수원역 상권은 매산로 대로변과 향교길 먹자골목을 양대 축으로 펼쳐져 있다.

매산로는 판매업종,향교길은 외식업종으로 분화돼 있다.

수원역전시장을 중심으로 재래형 골목시장이 존재하고 있지만 팔달문 재래상권에 비해 규모가 미미해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매산로는 황금상권이라고 불리나 새로 이곳에 진입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매산로 대로변에 문을 열고 있던 일류 외식 브랜드 체인점들이 폐점하고 이곳에 머리방,패션가게가 들어선 것은 황금상권에 가게를 열 때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맥도날드,파리바게뜨,크라운베이커리 등 쟁쟁한 브랜드들도 지나친 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식 영업을 하거나 임대료가 과다하게 오르면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이 수원역 상권에서 입증됐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1,2층 70평 매장에 월세 1400만원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이커리점은 근거리에 똑같은 체인점이 생길 경우 상권 보장이 안되므로 본사와 계약하기 전에 상권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서 팀장은 강조했다.

매산로가 만남의 장소임을 감안,도넛이나 아이스크림점이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패션 의류나 주얼리 업종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이어서 가능하면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판매업종이 주류를 이루는 매산로에서 건널목 인근에 위치한 명인만두는 틈새 업종으로 눈길을 끈다.

실제 명인만두 매출은 객단가(1인당 평균 지출액)가 10배 이상인 인근 패션가게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주변 상인들은 전한다.

매산로에서 창업할 경우 될 수 있으면 역과 마주보는 쪽으로 가게를 잡아야 승산이 있다.

역과 멀어진 세무서 쪽은 유동인구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향교길 먹자골목은 식당과 주점으로 이뤄져 있는 전형적인 외식상권이다.

여느 먹자골목이 그렇듯이 주력은 저녁 장사다.

다만 서울의 먹자골목과 다른 것은 삼겹살,닭요리,낙지,해물,족발,부대찌개,감자탕 등 음식점이 압도적이어서 유흥상권 성격이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흥주점보다는 치킨호프집이 더 어울리는 상권이라는 얘기다.

유명 브랜드 체인점도 그리 많지 않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여기서 고깃집을 할 경우 '원할머니보쌈'과 같은 경쟁력 있는 외식 브랜드가 먹힐 만한 곳"이라며 "저가형 활어횟집이나 스시우동점도 경쟁점이 많지 않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20평 안팎의 소형 매장에서 조리가 가능하도록 고안한 '봉희설렁탕'은 점심과 저녁 장사 모두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을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