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하면 떠오르는 여행지는 하롱베이다.

하롱베이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80㎞쯤 떨어져 있는 드넓은 만.할리우드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으로도 기억되는 이곳은 '바다의 구이린(桂林)'이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목록에도 올라 있다.

하롱베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섬들의 경연장이라 할 만하다.

바닷물에 깎이고 비바람에 녹아 생긴 3000여개의 석회암 섬과 기암이 천변만화의 절경을 펼쳐보이는 것.생김새에 맞게 이름붙여진 기암만 1000여개를 헤아린다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하롱베이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수호신 용(龍)이 하늘에서 내려와 침략자를 무찌른 곳으로 여긴다.

지명에서 그런 믿음을 읽을 수 있다.

'하'(下)는 '내려온다''롱'(龍)은 상상의 동물 '용'이란 뜻으로,하롱은 곧 '하늘에서 용이 내려온 곳'이란 의미다.

옛날 외적의 침입으로 고통받을 때 하늘에서 용 부자가 달려내려와 여의주를 내뿜으며 침략자들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그 믿음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용 부자가 내뿜은 여의주는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으로 변해 지금까지도 베트남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롱베이는 실제 바다 쪽에서 침입했던 외적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3세기 몽골이 군사를 일으켜 하롱베이까지 쳐내려 왔을 때 베트남군은 섬 사이의 좁고 얕은 물길에 말뚝을 박은 뒤 섬에 매복했다.

이곳 바다 지형에 어두웠던 몽골군의 배는 물밑 말뚝에 걸려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을 터.적은 수의 매복 공격으로 거둔 대승은 수호신의 보살핌으로 돌리는 게 순서였겠다.

바이짜이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이 그 전설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뭍에서 보면 하나로 이어진 산줄기가 사실은 따로 떨어진 섬과 기암의 연속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

크고 작은 섬과 기암은 제각기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여백을 많이 둔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섬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크고 작은 동굴이 많다.

해발 50m의 천궁동굴이 유명하다.

대부분의 유람선이 들렀다 같다.

섬 선착장에 내려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천궁동굴 입구가 나온다.

하롱베이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상가옥.만 안에 20∼30가구 단위의 수상마을 5곳이 있다.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나스항공,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

나스항공(02-726-9400)은 '베트남 북부 하롱베이 5일' 여행을 안내한다.

하롱베이에서 2박하며 유람선관광을 즐긴다.

티톱섬의 하롱베이 전망대에도 오른다.

닌빈에서 땀꼭 관광을 한 뒤 작은 배를 타고 수로를 따르며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호찌민 시내관광도 겸한다.

하롱베이 유람선상에서 다금바리회(30달러)를 즐길 수 있다.

씨클로(20달러)를 타고 하노이 시장을 찾아 베트남 서민의 생활상을 체험하고,베트남 옛 왕실 마사지(40달러)도 즐길 수 있다.

매주 수·금·일요일 출발한다.

어른 1인당 49만9000∼79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