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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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각국은 너나할 것 없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으며 언제 다시 금리가 꺾일 지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유가, 농산물 가격, 금속류 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수십년 만에 찾아온 물가 폭등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시장금리도 인상될 수 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대안이었던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오피스, 상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상업용 건물에 투자하는 리츠(REITs)는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는 한국거래소(KRX)에서 언제든지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리츠는 배당가능 이익의 90%를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리츠 주가는 폭등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폭락할 일도 거의 없어 상당히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으로 자리를 잡아왔습니다.

그런데, 2022년 금리상승기에 리츠 주가가 예상보다 큰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부채’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택을 구입할 때 100% 내 돈만으로 매입하지는 않고, 상당부분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매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내 돈 5억원과 대출 5억원으로 10억원의 집을 매입했고 집값이 10% 상승해 1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면, 내 5억원의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20%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레버리지 효과’라고 부릅니다. 실제 투자금액 대비 높은 효율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 널리 쓰이는 기법이므로, 리츠도 레버리지를 활용합니다.

‘부동산투자 회사법’에 근거해 만들어진 리츠는 자기자본의 10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합니다. 물론 실제로 자기자본의 10배까지 부채를 쓰는 리츠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들은 보통 100~400% 정도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부채만큼 이자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리츠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고 주가도 하락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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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건물에 주로 투자하는 리츠와 비슷한 듯 다른, 인프라펀드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금융상품입니다. 인프라펀드는 말 그대로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즉, 사회기반시설에 직접 투자하여 걷는 통행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는 펀드입니다. 유료도로, 유료터널, 유료교량 등에 주로 투자를 하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인프라펀드는 ‘맥쿼리인프라 (코드:088980)’가 유일합니다. 맥쿼리인프라펀드도 리츠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배당가능수익의 90%를 배당하기 때문에 배당주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 리츠와 함께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펀드도 리츠와 마찬가지로 부채를 활용한 레버리지 기법을 활용합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리츠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의해 설립된 인프라펀드는 자본금의 30% 이내에서만 부채가 허용됩니다. 리츠의 1000%에 비해 현저히 낮은 부채비율 한도입니다. 실제 맥쿼리인프라의 2022년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약 20% 정도입니다. 리츠에 비해 현저히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어도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입니다.

물론 부채비율이 낮다는 것이 언제나 유리하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자본금 대비 많은 자금을 투자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2022년과 같은 금리인상기에는 이자부담의 급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기에는 리츠보다는 인프라펀드가 더 믿음직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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