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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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가 끝났습니다.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부동산 시장은 다시 호재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은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압구정, 잠실, 목동, 여의도 등의 지역은 가격 상승의 기대감으로 수억 원 웃돈이 붙은 호가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부동산 수요자들은 고민할 겁니다. 보궐선거의 결과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현재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적절한가 인지를 말입니다.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현 정부의 지난 4년의 기간과는 전혀 다른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정부 규제로 발생한 왜곡된 시장에 의한 측면이 컸습니다. 물론 축적된 상승의 에너지가 폭발한 시기이기도 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정부의 규제 또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가 하나씩 풀리면서 경쟁력있는 아파트 단지들이 제 가치를 찾아가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다시 서울로, 다시 도심으로'라는 방향성은 강화될 전망입니다.

물론 도심을 비롯한 주거선호지역의 호재는 바로 실현되기는 어렵습니다. 상승의 피로감과 첩첩이 쌓인 규제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공공주택도 불편하고 청약을 기다리기에는 더 불안하게 느껴질 겁니다. 최근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이라고 일컬어지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 강세는 이런 수요때문입니다.

부동산 수요는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로 나눠서 살펴봐야 합니다. 갈아타기 수요는 당분간은 관망을 유지하면서 건건이 최고가에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관망하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입니다. 현 정부 4년 동안 상저하고(상반기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낮고, 하반기는 높아지는 추이)가 계속 반복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상승의 하반기가 다가오고 서울, 도심의 배후주거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면서 다시 서울로 다시 도심으로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궐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은 이런 움직임을 더 강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당분간 저평가된 지역의 가격이 오른다는 얘깁니다. 간헐적으로 도심의 아파트 신고가가 나오겠지만 시장의 흐름은 상승의 상반기와는 다를 공산이 큽니다.

서울 그리고 도심은 수요의 확장성이 가장 뛰어난 주거상품입니다. 실수요와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입니다. 변동성도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상품입니다. 지난 30년간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평균 5%대 이지만 여타 지역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위 자산가들이 좋아할 만한 속성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초저금리시대에 꾸준한 수익을 벌어주는 안정적인 상품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늘어난 유동성 또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시작된 양적완화는 줄어든 시기가 거의 없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주거 선호지역에 대한 수요 확장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모두 분가했지만 생활 인프라가 잘 구비된 강남을 떠날 은퇴(예정) 계층은 많지 않습니다. 다양한 커뮤니티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되기에 오히려 떠나기가 어렵습니다. 신규로 주택시장에 진입하려는 MZ세대 또한 여건이 된다면 강남 등 3도심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맞벌이가 일상인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역은 일자리가 있는 3도심 인근의 배후주거지가 됩니다.

현재 관문지역과 서울 도심의 가격 상승이 혼재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서울 외곽과 도심 배후주거지의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다시 도심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중첩된 규제로 제 가치를 찾아가지 못하는 주거 선호지역이 시장의 긍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순차적으로 이어질 규제 완화로 빛을 보게 될 기회가 있습니다. 다시 서울, 다시 도심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SWCU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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