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금리와 집값 주로 반비례
2005~2008년 금리 인상기, 집값 오른 바 있어
"집값 폭락까지는 어렵지만, 조정 가능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준금리 연 0.5% 동결. 예상을 깨지 않고 기준금리가 동결됐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0.5% 그대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준금리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가진 사람이든, 전셋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든 기준금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왜 일까요? 금리의 변화는 곧 집값의 변화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와 집값의 관계부터 말씀드리자면 반비례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는 국내외를 막론합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0.5~1% 오르면 집값은 1~2%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집값은 오르게 됩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이자상환 등의 부담이 늘어나서 매물은 증가하고 반면 투자 수요는 줄어들죠. 반대로 대출금리가 내리면 이자 부담이 줄어든 매수자들이 부동산 매수에 나서게 되는데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게 되면서 집값이 오르게 됩니다. 금리는 모든 자산가격의 변동을 좌우하는 핵심변수 역할을 하는 거죠. 지금처럼 장기적인 제로금리 수준에다 최대의 시중 유동성이 겹친 시기에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집값 영향 있기도 없기도 해
과거 금리와 집값 움직임은 어땠을까요? 기준금리는 오랜기간 동안 제로금리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시중의 대출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집값 하락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과거에는 금리와 집값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금리상승이 집값에 영향을 준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KB부동산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반등세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2008년과 2009년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마이너스가 아닌 각각 3.20%, 2.58% 상승했습니다.
금리 오르면 진짜 집값 떨어질까 [양지영의 집콕시대]

집값은 2010년들어 본격적으로 가격하락을 했는데요. 이때 집값 하락의 원인은 글로벌금융위기 제외한 크게 3가지로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금리인상, 두 번째 가계부채, 세 번째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금리부터 살펴볼까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 선진국,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렸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08년 8월에 무려 5.25%였는데요. 금융위기로 2009년 2월까지 아주 급속하게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2%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6개월만에 3.25%포인트까지 떨어진거죠. 하지만 2010년 7월부터 기준금리는 계단식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2011년 6월에는 3%를 넘기게 됩니다.

두 번째 기준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지금처럼 ‘빚내서라도 집 사자’라는 붐이 일어났습니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2006년 34조8000억원 순증한 뒤 2007년에는 18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가 2008년에는 36조원 순증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43조4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대출채권 양도분 포함) 잔액은 2009년 말 265조1000억원으로 1년 동안 35조원 급증했습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렸던 2006년 순증 규모(29조8000억원)를 훌쩍 넘어섰죠.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2.4분기 60.9%, 3.4분기에는 61.2% 수준에서 2009년 3.4분기에는 64%, 2010년 1.4분기에는 65.1%로 껑충 뛰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크게 낮아진 금리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2010년 금리가 갑자기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에 대한 상환부담은 커지게 되죠. 대출 비중이 높았던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그들은 2009년말부터 매물을 슬금슬금 내놓았으나 반대로 대출과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수그러들면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던거죠.

금리인상은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상승시키는데요. 대출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을 증가시킵니다. 결국 개인의 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집값, 금리 뿐만 아니라 여러 변수 살펴야
하지만 금리가 곧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기준금리가 2005년 10월부터 인상으로 방향을 잡고 2008년 8월까지 3년간 꾸준히 올랐습니다. 8년여만에 최고치인 5.25%를 또다시 찍었습니다.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가장 길게, 또 가장 높게 올랐던 때였던거죠.

이 기간 집값 상승률은 어땠을까요? 2005년10월부터 약 3년간 이어진 금리인상 기간인 이때는 집값이 큰폭으로 뛰었습니다.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2005년에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9.08%, 2006년에는 무려 24.11%, 2007년에는 3.57% 올랐습니다. 이 수치만 보면 집값은 단순히 기준금리의 오르내림에 좌우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여줍니다.

금리 오르면 진짜 집값 떨어질까 [양지영의 집콕시대]

하지만 좀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월별로 보면 또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직후 하락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금리 인상이 시작전인 2005년 상반기에 1~2%의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9월에는 0.17%, 10월에는 -0.18%, 11월 0.24%로 상승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2차 금리인상 기간이었던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역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조정기간을 거쳤죠.

집값이 금리에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죠. 금리만 보고 ‘집값 떨어질 것이다. 집값이 오를 것이다’ 판단할 수 없습니다. 집값은 공급물량, 정부의 부동산정책, 국내외 경제상황, 시중 유동성 등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우선 집값 하락의 영향을 줄 요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국내외 경제상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요소는 대출규제, 세금규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3기신도시를 비롯해 2.4공급대책 등 공급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 역시 앞으로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죠. 하지만 최근 LH 임직원 신도시 땅투기 사태로 공급정책에 차질을 빚거나 심할 경우 백지화될 경우에는 집값 반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선 집값 상승의 영향을 줄 요소는 공급물량, 시중 풍부한 유동성을 들 수 있습니다. 공급물량은 올해와 내년의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합니다. 거기에다 앞서도 제시했듯 지금까지 나온 공급정책의 추진이 차질이 빚어질 경우에는 특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큰 문제가 시중의 너무 풀린 유동성입니다. 과거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할때 자산가치는 통상적으로 화폐가치 하락에 따라 상승했습니다. 즉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거죠.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금리가 인상되어도 시중에 유동성(M1/M2) 비율이 일정수준을 유지할 경우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M1은 현금, 예금 등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돈이며 M2는 M1 + 만기 2년 미만 금융 상품 등 짧은 만기에 묶여 있는 돈을 말합니다. M1/M2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대기자금이 많다는 의미로 즉 자산 시장에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유동성의 진성 에너지’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M1/M2 비율이 높았던 시기를 보면 1986~1988년, 그리고 2002~2006년은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급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도 역대급 M1/M2 비율을 나타내고 있죠. 2018년에 단기 정점을 찍고 난 후 점진적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 기록한 M1/M2 비율 35.6%라는 수치는 M1, M2 데이터가 집계된 1986년 1월 이래 가장 높다는 점입니다. 즉, 1986년부터 따졌을 때 현재가 진성 유동성의 힘이 가장 강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대출금리가 오르게 되고, 그동안 대출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이르는 말)한 사람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습니다. 집값 하락에 영향을 주는 여러요소들 즉 주택공급증가, 정부의 부동산규제 등과 맞물려 매물이 쌓이게 되면 부채가 많은 사람들의 압박감은 더욱 커지고 집값 하락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다는 거죠.

현재 부동산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부족 등으로 금리상승으로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보유세 부담, 부채의 부담, 집값 상승의 피로감 등으로 집값 상승도 제한적이라 판단됩니다. LH직원 땅투기 사태로 3기신도시 등 택지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예상과 달리 공급계획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에는 이 또한 집값 조정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양지영R&C연구소 소장(유튜브 '부잉부잉' 진행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