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시장에서 내 집을 골라볼까?’ 정부가 ‘11·3 대책’에 따른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지난 11월 고시됨에 따라 서울 강남·송파·서초구를 제외한 곳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기간을 큰 폭으로 완화하면서 서울 수도권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권’이란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우선 공급한 분양아파트의 입주권을 분양권 또는 당첨권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아파트 입주 전에 실물자산이 아닌 입주에 대한 권리 형태로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것을 말한다. 이 분양권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시행하면서 소액을 가진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했다 차익이 발생하면 되파는 전략으로 쏠쏠한 차익을 거뒀던 투자대상이다.
지난 정부에서 주택가격을 불안하게 하는 주범으로 재건축 규제와 분양권을 금지했다가 이번에 부동산경기의 한파가 심해지자 대대적인 규제 완화책으로 내놓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조치는 정부의 주택수요 억제장치의 마지막 카드가 풀린 셈이어서 규제완화 효과가 제대로 시장에 나타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5년 반 만에 다시 열린 분양권 시장은 아파트시장 침체 여파로 웃돈이 빠지면서 실수요자에게는 커다란 기회의 시장이다. 최근 주택시장은 장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분양가 보다 더 싸게 나온 분양권이 지역마다 공급되고 있다. 인기지역 단지라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 매물도 많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려갈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주효하지만 부동산시장 규제완화의 정책적 틈새상품이기 때문에 분양권 유망단지를 공략하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분양권 투자의 장점은 청약통장이 없이도 매입이 가능하다는 점과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손쉽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 신규 분양아파트보다 가격이 싸고 입주 시기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초보 투자자에게는 분양권 전매절차가 꽤 복잡하고 지난 몇 년간 수도권에서 분양권 전매 거래는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매우 생소한 개념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알짜 블루칩 분양권에 투자하려면 체크포인트를 점검한 후에 투자에 나서야 한다.
유망 지역만 선별해 매입하라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따라서 분양권 시장도 당분간 매수세가 살아나기 힘든 양상이다. 일부 단지는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내놓은 밑지고 파는 분양권도 있지만 찾는 사람조차 아예 없다. 따라서 교통망이 개선되는 수도권지역이나 입지여건이 우수한 유망지역 중 거래가 빈번한 곳을 선별해 급매물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 역세권과 재건축과 뉴타운, 도심 재개발지역에서 공급되는 단지는 다른 분양권 몸값이 치솟아 환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알짜 단지 분양권만을 골라야 안전하다.
단지규모가 큰 공공 택지지구 골라라
공급이 많은 대단지는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 대거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 프리미엄이 거의 없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을 들여 내 집 장만이 가능하다. 대단지일수록 건설회사 지명도가 높아 재무상태도 튼튼할뿐더러 중도금이 입금되어 있어 공사 중단 가능성이 낮다. 단지규모가 클수록 생활편익시설도 고루 갖춰져 있고 입지여건도 양호해 나중에 되팔기도 손쉽다. 서민이 많이 몰려 사는 소형 평형 단지보다 중상층이 선호하는 중대형 평형단지는 가격상승 전망이 밝아 가격탄력성이 크다.
투자 타이밍 포착해 급매물로 투자하라
분양권은 분양 후 계약체결 시점에 거래가 가장 활발하지만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거래가 쉽지 않으므로 입주가 임박한 분양권을 고르는 게 낫다. 입주시기가 늦을수록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부동산경기 변수에 따라 추가하락의 낭패를 입을 수 있다. 입주 시점에 물량이 대거 쏟아져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입주 직전, 직후 급매물을 노리는 것이 적합한 투자방법이다. 단순히 청약 경쟁률만 보고 분양권 프리미엄을 예상하기보다는 주변 시세와 지역 내 부동산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 분양권 위주로 한정해 투자해야 장기적인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청약률 높았던 지역에 실수요로 접근하라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값을 낮춘 분양권 급매물 가격이 기존 아파트와 비교해 투자메리트를 상실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권 규제가 풀렸지만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분양권 매물이 넉넉히 쌓일 전망이다. 따라서 투자차익을 목적으로 서둘러 투자하기 보다는 실수요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약 당시 경쟁률이 높고 장기보유 가치가 있는 곳이 환금성이 좋고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를 눈여겨보고, 단기투자가 목적이라면 주변여건이 성숙된 지역을 고르면 안전하다.
분양권 규정과 위험관리를 체크하라
분양권 투자는 아직 소유권 등기가 마쳐지지 않는 입주 권리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하자와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으므로 철저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특히 금융위기로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처한 만큼 해당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면밀히 검토하고, 매도자와 분양계약서 상 명의자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분양계약서 사본을 받아 건설사 계약자가 일치하는 지 확인하고 발코니 확장여부나 옵션 비용과 함께 남은 잔금은 얼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분양권 거래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는데 나중에 거래사실과 다르면 세금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