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 희망자들과 투자상담을 하다보면 초보자일수록 투자에 대한 감(感)을 잡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종자돈을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해보고 싶은데 시장의 큰 흐름이나 투자정보를 알지 못해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늘 망설이고 우왕좌왕하곤 한다.

부동산재테크 관련 서적 몇 권 정독해보지만 별로 머리에 남는 것은 없고 그 정도 실력으로는 실제 투자일선에 나가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이럴 때 필자는 부동산시장을 이해할 만한 몇 군데를 알려주곤 한다.
급변하는 부동산 투자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부동산 상품을 공급하는 공사나 지자체 또는 건설시행, 분양사는 고객의 수요를 읽고 나름대로 최신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고객들의 반응을 읽기도 한다. 고객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내 취향과 자금에 맞는 현장을 찾아 분양 받거나 투자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몇 년 앞을 내다보고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이러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현장을 방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장을 찾다보면 시장의 전체흐름을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을뿐더러 나중에 직접 부동산투자에 나설 때 유용한 정보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투자 상식을 넓히는 하나의 방법일 뿐 아니라 투자에 성공하고 실패한 경험자들을 만날 수 있고 가끔 그 분야에 정통한 실전 투자자와 전문가도 만날 수 있다. 이들로부터 투자경험을 듣다보면 투자성패는 물론 실수 없는 투자처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다.

경매장은 수급과 인기도 읽는 척도
많은 부동산투자자들은 저가매입 시장인 경매와 공매, 공사매물에 관심이 많다. 그중 상당수는 경매 입찰장을 찾아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익힌다. 부동산 경매의 장이 열리는 법원 경매입찰장은 한 주에 1~2회씩 하루 100~200건의 경매 부동산이 새 주인을 찾거나 유찰되기도 한다.
경매정보지 한 권 들고 입찰장을 견학해보면 어떤 부동산이 얼마에 팔리고 몇 명의 사람이 입찰경쟁을 벌이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다소 사무적으로 진행되는 경매절차이지만 이런 과정을 보고 들으면서 저가매입의 기회를 잡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공매의 경우 인터넷입찰로 바뀌면서 입찰방법을 익혀 내 집 마련과 장기투자처를 찾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온비드 회원을 상대로 공매 투자자를 위해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오후에 공매설명회를 개최한다. 인터넷입찰에 대한 절차와 요령 뿐 아니라 공매부동산의 개요 및 권리분석 요령, 토지관련 제 권리설명 등 공매투자와 관련해 무료로 설명회를 개최하므로 초보투자들은 공매부동산 투자 상식을 익히기 좋다. 공매부동산은 경매와 버금가는 부동산공급으로 수요자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저가매입 시장이다.
택지 분양현장은 개발체험의 현장
수도권 및 광역시 일대의 신도시 및 공공, 민간택지지구 내 분양 및 개발현장을 찾아가 보면 전체 지역 내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읽기 쉽고 분양 및 현장의 직원들과 대화하다보면 알짜 부동산투자처를 찾는 안목을 가지기 쉬워진다.
한창 개발 중이어서 썰렁한 현장이지만 현장에 비치된 택지지구 개요가 담긴 안내서와 조감도, 미래개발 계획안 등을 살피다보면 부동산개발에 대한 윤곽을 살필 수 있고 신도시사업 전체를 이해하는 중요한 공부가 된다. 현장을 둘러본 후 지자체 자료실을 방문해 향후 개발에 따르는 세부계획이 담긴 보고서나 건축계획 또는 도시계획안 등을 봐도 투자를 준비하는 공부가 된다.
택지개발지구 현장의 경우 분양주체 사무실 또는 조합사무실 책임자를 만나 향후 개발방향을 듣다보면 개발에 따른 파급 효과를 들으면서 의외로 저평가된 유망투자처도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개발현장을 찾아 방문하다보면 값싸게 공급되는 민간택지지구 내 체비지나 급매물, 조합원이 갖고 있는 분양권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저가매입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부동산경기가 침체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부동산시장 일각에는 투자 상식이 없는 초보투자자들의 종자돈을 노리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을 현혹해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사설업체의 투자설명회와 분양현장, 그리고 기획부동산의 현장방문 투어 등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 투자카페나 커뮤니티의 회원의 무경험을 바탕으로 공동투자 등을 악용하는 악덕 업자들도 부지기수다. 유령 커뮤니티에서는 회원만을 상대로 불법 물딱지나 개발 불가능한 기획용 토지를 팔기 위해 각종 선물을 미끼로 무료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객관적인 안목 없이 업체말만 믿고 매입했다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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