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직장인에게 필요한 3가지
코로나 19 상황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다르지만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저한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이 때 직장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변화의 한 가운데서 어떤 면을 눈여겨봐야 하나? 유치원 및 초중고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었고 지속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필자가 속해있는 대학의 경우도 지난 주 개강해 비대면 화상강의 또는 동영상 수업이 2주에서 4주로 연장됐다. 어떻게 바뀔지 예단하기 어렵다. 지인 몇 분이 3월 자녀 결혼식을 연기했다.


  모든 회사는 아니지만, 많은 회사들이 바이러스 전파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업무 즉 화상회의나 이메일 업무 추진, 격일 출근제,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의 유연근무제 등을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지 일정기간 지속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업무 성과를 내고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 일정부문 소수 인원에 의한 면대면 업무 병행도 필요한데 어떻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하이브리드(hybrid) 상황에서 몰입도와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최근 뉴스를 통해 직장인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미혼 이 대리는 출퇴근 시간 낭비가 없고, 반바지차림으로 화상회의를 하는데 상사눈치 안 봐서 꿀맛이란다. 기혼 박 부장은 출근하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상사대신 아내 눈치를 보게 되었고 부부싸움도 늘었다고 한다. 워킹 맘 김 과장은 자녀들 학교 개강이 늦어져 자녀를 돌보고 식사를 챙기고 일하느냐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란다고 하소연 한다. 한편으론 갈 곳도 봐줄 곳도 없는 어린 자녀를 챙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한다.

  첫 번째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필자도 요즘 스카이프(Skype) 또는 쥼(Zoom) 등 온라인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미팅을 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자료 공유, 실시간 채팅 등 효율적인 기능을 자유자재로 업무에 활용하여 앞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새로운 조직문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조직문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업무 성과물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상사에게 보고하고 관련부서와 협조하는데 활용하면 좋겠다.

  최근 활용되는 클라우드 원격근무시스템은 많이 있다. 그중 하나인 국내 원격근무 서비스 제공업체 <알서포트>에 따르면 알서포트 서비스를 활용해 진행된 화상회의는 2월 3-6일엔 일평균 시간당 100여건 이었지만, 3월 2-5일엔 5배인 500여건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화상 회의 시 정확한 의사소통으로 시간을 단축하려면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업무를 핵심적으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번 기회 온라인-오프라인 하이브리드에 달인이 되면 좋겠다.

  두 번째는 일과 삶의 경계를 지키기 어려운 재택근무 등 상황에서 어떻게 업무 집중도와 몰입도를 높여 주어진 시간 내에 성과를 높힐 것인가? 이다. 이때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명확한 업무 목표, 주어진 시간, 업무결과 보고, 상사의 피드백 등에서 상사와 대면 할 때 못지않게 원활하게 소통을 해야한다. 가능한 업무 시작 전 가이드라인을 메일 등으로 정확히 주고받아야 한다. 그리고 동료들과 어떻게 도움을 주고받을 것인가 고민해 봐야한다. 특히, 상사라면 조직구성원이 수시로 체크해야하는 메신저 확인 강박증에서 벗어나도록 긴급업무가 아니면 일과 시작시 명료한 업무지시와 자율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근본적인 성찰의 질문을 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과 조직의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위기상황에서도 그 경쟁력은 유효한가? 정말 신중하고 겸허히 성찰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코로나 상황은 방역차원을 넘어 단절이 가져오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침체되고 글로벌 밸류 체인이 무너지는 상황에 실업율 증가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가 더 요구되는 시기라 할 수있다. 이번기회 경쟁력차원에서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보고, 또한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의 과거-현재-미래도 되돌아보고 전략을 수립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이번 위기과정과 포스트 상황 위기를 이겨내려면 우리에게 다가온 위기의 크기보다 더 큰 대책이나 차원이 다른 영향력 발휘해야 한다.

  이제 개인과 조직은 기존의 전략인 플랜 A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통한 플랜 B,C를 세워 놓고 상황에 맞게 적극 행동할 때이다. 그러면 <우연한 행운>이라 불리는 세렌티피티(serendipity)가 일어날 것이다. 마치 플레밍이 우연히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것처럼. <회오리 바람은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계속 내리지 않는다>는 노자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