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인구나 면적 등 규모면에서 보면 5대륙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동양과 서양을 나눌 때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이집트 문명을 제외한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볼 때,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동양과 서양의 괴리가 자본주의 급격한 변화에서 영국과 미국으로 대변되는 시장이,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서는 다시 동양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모습을 동양에서 찾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도 그러 합니다.


아시아는 크게 동북아 지역, 동남아시아 지역, 서남아시아 지역, 중동지역, 그리고 구소련 지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원의 보고이나 분쟁의 여지가 남아있는 중동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평화로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역이 동북아와 서남아시아를 연결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도차이나 반도는 발전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더구나 중국과 인도라는 큰 시장의 다리로서 이 지역을 바라 볼 때 더욱 그러합니다.


혹자는 ‘투더블유권’, ‘아시아의 회랑’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한반도에서부터 중국 서해안을 연결한 곳을 W로 하면, 인도차이나에서 인도에 이르는 곳도 역시 또 다른 W가 된다는 것이 전자의 의미라면, 동북아-동남아-인도를 연결하는 것이 후자의 의미이며, 거대한 경제지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인구의 48.7%(3,134백만 명), 세계 수출의 23.1%, 수입의 20.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도차이나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와 차이나의 합성어입니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의 국가가 있으며, 현재의 태국을 제외하고 발전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으며, 미얀마는 자원의 보고로서 조만간 국제정치에 복귀할 경우, 인도차이나의 맹주로서의 역할을 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앙코르 제국의 영화를 간직했던 캄보디아 역시 옛 제국의 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나라를 연결하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라오스는 지정학적 특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가장 가난한 국가 중의 하나지만, 그 잠재력만큼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인도차이나 지역입니다. 중국 역시 이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홍콩 및 대만을 연결하는 화교 경제권은 이미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폴을 굳건하게 연계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경제권 혹은 정치력은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식민지시대의 경험을 간직한 채, 경제대국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틈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 까요? 아시아의 미래인 인도차이나 지역에서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로벌시대의 국제정치 및 경제는 체계적인 전략을 통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자원외교도 좋고, 국익우선도 좋지만, 이런 것 역시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의 접근일 것입니다.



가장 먼저 이들 지역에 대한 외교적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경우 투자 1위의 국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접근 방법이 다르겠지만, 선행되는 원조와 후속되는 기업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활발한 인력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나 국가 역시 30억 시장의 교두보로서의 이 지역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인지도 측면에서 여타 지역과 다른 ‘친한파’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협력 및 교류가 필요합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조를 위한 지역이며, 시너지 효과가 큰 곳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새롭게 개척해야 할 지역에 비해 실용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에서의 ‘대한민국’의 인지도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을 고려해 봐도 인도차이나 지역에 대한 새로운 측면의 국제개발협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시아의 미래를 볼 때, 개발의 가능성이 가장 높고, 잠재력도 큰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보다 체계적인 접근으로 할 때, 그 파급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