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컴퓨터 하드웨어 관리자인 김모씨는 골반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더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병은 골반과 연결되는 대퇴골 상단이 혈액순환장애로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썩어 들어가고 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며 미세한 골절로 이어져 통증을 유발한다. 변형이 일어나지 않은 초기 단계(1,2기)에는 약물치료나 감압술을 시행해보지만 괴사 범위가 넓은 경우(3,4기)에는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김씨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인공고관절 수술이 두려워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했다. 6주 만에 대퇴 골두가 정상인에 가깝게 회복됐다.

지난해 10월 개원한 서울 청담동 미플란트 스템스클리닉은 복부와 옆구리,엉덩이 등에서 지방을 뽑아내 순수 성체줄기세포만을 추출한 뒤 혈액 속의 PRP(혈소판 풍부 혈장)와 함께 환부에 주사해 연골세포나 관절면의 뼈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 남가주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통증의학 전문의와 노인의학 세부전공 자격증을 딴 박재우 원장이 미국에서 수련한 방식으로 지방줄기세포를 이식하고 있다.

박 원장은 지금까지 퇴행성 무릎관절염 또는 반월상연골판 파열,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에 걸린 160여명의 환자를 이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 환자의 90%가량이 통증이 사라지고 관절을 움직일 때 부드러움을 느끼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닳은 무릎연골판이 치료 후 4~6주 만에 평균 2㎜가량 두터워진 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확인돼 논문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환자 김모씨의 경우 왼쪽 다리 대퇴골두에는 미세한 구멍을 뚫어 뼈와 혈관의 재생을 유도하는 감압술만 실시하고 오른쪽 다리에는 감압술과 지방줄기세포 이식술을 병행했더니 오른쪽 다리가 훨씬 치료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원장은 "한번 시술에 40g의 지방세포를 사용한다"며 "어린이는 지방세포 1g당 100만개 이상,30~40대는 70만~80만개,50대 이상은 50만개 정도의 줄기세포가 들어있어 어릴수록 지방줄기세포이식에 따른 치료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연골세포 배양 후 이식술은 연골세포 자체가 줄기세포의 절대 숫자와 분화능력이 떨어져 지방줄기세포 이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스템스클리닉은 지방줄기세포 1회 이식과 PRP 4회 이식(매주 한번 4㏄씩)에 총 290만원의 치료비를 받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