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같은 부대에 근무하며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는 쌍둥이 하사관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 노도부대에서 부소대장으로 근무하는 노은상(27)
중사와 노은직(27)중사.

이들 형제는 지난 73년 경북 경주에서 3분 간격으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수원 신풍초등학교와 수원중, 신갈고교에서 함께 공부한 뒤 지난 95년
동시에 입대했다.

배치된 곳도 노도부대 31연대 6중대의 같은 내무반.

고락을 함께 하다 상병시절인 96년 3월 장기하사관에 지원했다.

작년에는 방송대 응용통계학과에 나란히 입학, 일과후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서로의 부족한 분야에 대해 조언하는 등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물론 휴가와 외박도 같은날 다녀오고 용돈 액수(월5만원)와 취미까지
똑같다.

태권도와 백두무술의 유단자인 노중사 형제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부대
체육관을 찾는다.

중학교때부터 익힌 무술 단련을 위한 것.

평소 말그대로 "쌍뚱이처럼 다정한" 이들이지만 대련할 때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군생활을 하면서 쌍둥이라는 점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도 많다.

형 노은상중사부터 신고를 받은 신임 소대장이 동생 노은직중사를 만나서는
인사없이 그냥 지나쳤다고 나무라는 등 부대 사정에 익숙치 못한 사람들에게
는 곧잘 혼란을 준다.

십자성부대 통역병으로 지난 68년 월남전에 참전한 아버지 하용(58)씨의
권유로 하사관으로 근무중인 이들은 "컴퓨터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 군의
과학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