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이든의 사우디 방문 조롱…"美인권기준 시시각각 변해"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체제 언론인 암살 사건으로 인권 문제가 제기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을 두고 '구걸행각'이라고 조롱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미국 집권자의 구걸행각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제하의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돌변해 이 나라를 행각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하여 국제사회가 그의 변덕스러움에 혀를 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위기 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봤다.

외무성은 "미국 주도의 대러시아 제재가 국제적인 원유가격 폭등을 유발시켜 국내 에네르기(에너지) 상황을 대혼란에 빠뜨렸다"며 "국회 중간선거를 앞둔 현 미 행정부에 있어서 커다란 난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집권자는 에네르기 위기를 해소하고 국내의 불만을 눅잦혀 다가오는 국회 중간선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이기적 타산으로부터 구차스러운 중동 행각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은 "미국의 제재 만능론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주도의 대러시아 제재 무용론을 강조했다.

또 "미국의 '인권 기준'이 환경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처럼 이해관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고 비아냥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방문은 미 정보 당국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던 중 이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원유 증산 협조를 구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이었지만, 이로 인해 미국이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저버린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