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3세의 대기업 임원 P씨(남)는 "아직은 회사에 임원으로 다니고 있는데 머지않아 퇴임을 하게 됩니다. 웬만큼 먹고 살만은 하나 이혼을 하면 보유 중인 재산을 분배해야 하는데 현재의 재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혼시 경제적 보탬을 줄 수 있는 배우자가 필요합니다. 교사 등 안정된 직장에 자기 관리를 잘 하는 40대 중후반의 여성이면 좋겠네요.”라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이혼을 한 후 재혼 상대를 찾는데 있어 본인이 희망하는 조건의 배우자 유무, 상대여성이 중시하는 조건 등등에 대해 꼼꼼하게 문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7세의 K씨(여)는 “3년간 별거 중인데 곧 법적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딸, 아들 각 하나씩 있는데 둘 다 받아줄 남성이 있을까요?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학원은 재혼을 하게 되면 정리하고 살림만 하고 싶습니다. 경제력이 어느 정도 되고 사려깊은 남성분을 원하는데 그런 분이 계실까요?”라는 질문을 늘어놓는다.
위의 사례와 같이 최근 결혼정보업체에는 이혼절차도 밟기 전에 상담을 통해 재혼과 관련하여 각종 조언을 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의 이경 회원관리실장은 “재혼을 염두에 두고 결혼생활을 접으려고 하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이 엄습해 오기 마련이다”라며 “재혼을 하게 되면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으로 재혼을 하기 위해서는 이혼시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 지 등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에서 미처 완료되기도 전에 재혼 상담을 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한 달 후면 이혼절차가 완료됩니다. 결혼생활 1년도 못 채우고 헤어지게 됐습니다. 법적 정리가 되는대로 가능하면 빨리 재혼을 하고 싶습니다. 돌싱(돌아온 싱글) 신분을 최소화 하여 주변 친지들이 이혼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려고요. 지금 가입을 해놓을 테니 대상자를 엄선하여 보내주세요. 이혼서류가 완료되면 바로 만남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32세의 무출산 공무원 S씨(여)의 사연이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www.ionlyyou.co.kr)의 구민교 컨설턴트는 “도시에서는 이혼을 해도 가까운 지인 외에는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돌싱 신분을 최대한 짧게 하여 상처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이혼사실의 은폐를 함께 도모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통계적으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와 공동으로 2월과 3월 2개월간 양사가 상담한 재혼 대상자 623명(남 318명, 여 305명)을 분석한 결과 30.2%인 188명(남 101명, 여 87명)이 이혼수속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전체 상담 대상자 대비 남성은 31.8%이고 여성은 28.5%로서 남성이 좀 더 서두는 경향을 보인 것은 이혼 후 혼자 생활하게 되는데 대한 우려가 좀 더 높은 현실을 반증한다고도 볼 수 있다.
티샷에 맞은 골퍼가 실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캐디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항소심에선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범행을 인정하고, 재범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캐디 A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사고는 2021년 10월 3일 벌어졌다. 당시 A씨는 강원도 원주시 한 골프장에서 고객들과 라운드 중 티박스 좌측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한 뒤 남성 골퍼에게 티샷 신호를 보냈다. 남성 골퍼가 친 공이 카트 안에 있던 30대 여성 B씨의 눈에 맞았다. 이 사고로 B씨는 왼쪽 눈이 파열돼 안구를 적출하는 등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다.A씨는 골프장 캐디로 20년 이상 근무했다. 그는 1심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없었고 이 사건 결과 발생과의 상당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1심은 "상당한 불운이 함께 작용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은 베테랑 캐디로서 사건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한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형이 무겁다'는 A씨의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상당 기간 구금 생
벌목이 엄격하게 제한된 무등산 국립공원에서 무단으로 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벌어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북구는 지난 12일 화암동 화암마을과 주변 도로를 잇는 작은 농로 주변에 있던 나무를 벌목했다. 이는 나무가 고사하거나 기울어져 비·바람에 넘어질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이 마을은 허가 없이는 벌목이 불가능한 무등산 국립공원 내에 있어 북구는 나무 12그루를 특정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벌목 허가를 받았다. 현행법상 국립공원에서 무단 벌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그러나 구청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한 민간 업체는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이 “재해 위험이 있는 나무가 또 있다”며 추가 벌목을 요구하자 허가받지 않은 나무까지 베어냈다. 해당 업체는 추가로 베어낸 나무가 6그루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30그루 이상 불법 벌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주장이다.마을 주민들은 무단 벌목에 분통을 터트렸다. 고사한 나무를 제거해달라는 일부 마을 주민 요청으로 이뤄졌으나 벌목 허가를 받지 않은 멀쩡한 나무들까지 잘려 나가 사업 발주처인 광주 북구청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주민 A씨는 연합뉴스에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100년 넘은 나무까지 잘라버렸고 재해 위험이 없어 보이는 멀쩡한 나무까지 베어졌다”고 했다. 다른 주민 B씨는 "나무가 사라지면 사유지 접근성이 좋아지는 일부가 개인적 이익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북구는 무단 벌목 범위와 잘려 나간 나무의
내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원서를 낸 의대생들이 전체의 10%를 조금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생들의 집단 보이콧이 현실화해 내년 신규 의사 배출이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전날(26일) 오후 6시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64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더한 3200여명이 응시 대상 인원이었다. 이 가운데 11.4%가량만 지원한 것이다. 특히 의대생 중에서는 전체의 5%에 불과한 159명만 원서를 냈다.이는 예견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1일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2773명)가 국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의대생들이 수업 거부에 이어 국시마저도 외면함에 따라 내년에 배출될 의사가 극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3000명가량의 의사가 배출되던 예년과 달리 신규 의사 공급이 뚝 끊길 것이라는 우려다.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 계획을 밝힌 지난 2월부터 이미 증원이 확정된 지금까지도 증원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의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