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라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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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클라이밍은 1960년대에 등장했다. 야외 암벽등반이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거듭나기 시작하던 때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암벽등반에 다양한 루트 정복, 시간 단축 등의 과제를 더해 참가자들이 경쟁하게 한 종목이다. 1968년 영국 리즈대가 안전의 제약이 큰 자연 암벽 대신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는 인공암벽을 세우며 실내 클라이밍의 역사가 시작했다.

실내 클라이밍은 최근 직장인, 대학생을 비롯한 20~3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의 주요 실내 클라이밍장에는 ‘1주3클’(한 주에 세 차례 클라이밍)을 하는 마니아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사이에는 자신의 도전기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SNS에 공개하는 것이 일종의 문화가 됐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크게 볼더링과 리드, 스피드로 나뉜다. 맨몸으로 비교적 높이가 낮은 인공암벽을 등반하는 종목이 볼더링, 로프를 이용해 보다 높은 인공암벽을 오르는 것이 리드다. 스피드는 다른 사람과 속도 경쟁을 하는 종목이다.
‘나만의 루트’ 풀어내는 볼더링 묘미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실내 클라이밍은 볼더링이다. 별도의 장비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5~6m 높이의 벽에 설치된 인공바위(홀드)를 맨손으로 올라간다. 접지력을 높여주는 암벽화와 손과 홀드 사이의 마찰력을 높여주는 초크 정도만 갖추면 바로 볼더링을 즐길 수 있다.
'1주 3클'에 빠진 2030…암벽 루트 개척하면 나도 스파이더맨!
초보자도 몇 시간 강습으로 기본적인 움직임과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볼더링은 고난도로 갈수록 두 팔로 몸의 무게를 지탱해야 한다. 상체 근력이 필요한 스포츠로 여겨지는 이유다. 하지만 입문 단계라면 상체 근력보다 안정적인 자세와 유연성,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어린아이와 여성도 쉽게 볼더링에 입문할 수 있다.

볼더링의 묘미는 ‘루트 풀이’에 있다. 루트란 간단히 말해 등반 경로다. 일반적으로 실내 클라이밍장에는 홀드의 색을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검은색 등으로 구분해 루트별로 등반 난이도를 표시한다.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홀드의 모양은 잡기 어려워지고 발판을 디딜 곳도 좁아진다. 자신의 체형과 근력에 따라 가장 오르기 편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해진 루트에 도전하고 난이도를 높여 새로운 루트를 정복하는 것이 볼더링의 매력이다. 정해진 루트 대신 자신만의 루트를 설정하고 이를 풀어나가야 볼더링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볼더링 마니아들은 루트를 잘 짜는 ‘루트 맛집’을 찾아다닌다. 클라이밍장이 주기적으로 홀드를 빼내 새로운 루트를 설정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이용자들은 똑같은 루트만 등반하게 돼 쉽게 질린다.

볼더링을 체험하려면 하루 3만~4만원을 내고 일일 강습을 들을 수 있다. 월 강습료는 10만~15만원이다. 서울에서만 약 70개의 실내 클라이밍장이 운영되고 있다. 직장인이 많은 종로구, 강남구, 마포구 등에 다수의 클라이밍 업체가 성업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실내 클라이밍장은 인천의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2500㎡)로 알려졌다.
중급자라면 스릴 넘치는 리드 도전
볼더링으로 숙련된 등반가라면 리드에 도전해볼 만하다. 리드는 야외 암벽등반에 가깝다. 볼더링처럼 정해진 루트에 따라 오르는 것은 같지만 로프를 이용해 15m의 높은 인공암벽을 등반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안전 확보를 위해 2인1조로 등반한다. 등반자가 올라갈 동안 지상에서는 ‘빌레이어’가 로프를 조작해 추락에 대비한다.

등반 난이도가 높아지는 만큼 리드는 필요한 장비가 많다. 등반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로프, 로프와 몸을 연결해주는 하네스, 등반자가 갑자기 미끄러질 때 로프를 제동해줄 수 있는 하강기(빌레이 장비), 벽면에 설치된 안전확보물(볼트)에 로프를 거는 고리인 퀵드로, 홀드와의 접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초크백 등을 갖춰야 한다.

서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리드 인공암벽은 하루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등반을 즐길 수 있어 동호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마포구 서울산악문화체험센터, 중랑구 중랑스포츠클라이밍경기장, 영등포구 도림유수지 인공암벽 등 10여 개의 야외 인공암벽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북한산 국제클라이밍센터는 실내 리드 인공암벽을 갖추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