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한라산 숲 속, 공존과 공감의 場 펼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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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랑한 미술관 '포도뮤지엄'
![고요한 한라산 숲 속, 공존과 공감의 場 펼쳐지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447763.1.jpg)
SK그룹, 제주 서귀포에 뮤지엄 개관
이처럼 매력적인 곳에 전시 공간을 만들기로 가장 먼저 마음먹은 사람은 한샘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다. 평소 디자인과 미술에 관심을 기울여온 조 명예회장은 2011년 자신 소유의 회사였던 휘찬을 통해 ‘다빈치박물관’을 지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를 토대로 공식 재현한 과학 발명품 모형 등 250여 점이 전시장에서 관객을 맞았다. 2014년에는 박물관 인근에 루체빌리조트를 완공했다. 박물관 운영은 여의치 않았다. 조 명예회장은 박물관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한샘 주식을 휘찬에 대량으로 증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박물관은 2017년 말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다빈치박물관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되면서 폐관을 맞았다.바통을 이어받은 건 2019년 휘찬을 인수한 SK그룹이었다. 루체빌리조트를 사들여 인근에 있는 계열사의 호텔 및 골프장과 연계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주목적이었다. 전망 좋은 다빈치박물관 부지는 카페나 식당으로 활용하기 제격이었다. 하지만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을 운영 및 후원하는 등 문화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SK는 이곳을 뮤지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권용주 작가의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469449.1.jpg)
‘너와 내가 만든 세상’展 한달 만에 8000명 찾아
전시에서는 권 작가를 비롯해 성립, 이용백, 최수진, 구와쿠보 료타, 장샤오강, 진기종 등 한·중·일 작가 8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회화와 설치, 미디어, 조각, 드로잉 등 2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 맥락에 맞게 전시장 곳곳에 티앤씨재단이 기획한 ‘소문의 벽’ 등 인터랙티브 공간이 설치돼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이곳에서도 포도뮤지엄의 신축 미술관다운 매력은 여실히 드러난다.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을 파격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각종 인터랙티브 장비를 촘촘히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2층에서는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 케테 콜비츠(1867~1945)의 ‘아가, 봄이 왔다’가 개관전으로 함께 열리고 있다. 전쟁의 참상과 비극적인 죽음, 가족 간 이별의 슬픔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판화와 조각 등 30여 점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이번 전시는 한 달 만에 8000여 명이 찾는 등 반응이 뜨겁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3000원인데 이달 말까지는 무료다. 전시는 내년 3월 말까지.
제주=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