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영상 캡처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영상 캡처
투렛증후군 환자들이 아임뚜렛 '주작' 사건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아임뚜렛은 자신을 "투렛증후군 환자"라고 밝힌 유튜버다. 지난해 12월 채널 개설 후 한달 여 만에 40만 명 가까운 구독자수를 모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음에도 쾌할한 모습을 잃지 않고, 요가, 미용실 체험, 라면 먹기, 한우 구이 먹기 등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틱 장애는 자신의 의지로 제어하지 못하는 반복적인 동작, 소리를 내는 현상을 뜻한다. 투렛증후군은 이런 틱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품행장애, 저속한 언어, 음란한 행동, 성적인 행동,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렛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약물치료, 행동치료 등이 이뤄지긴 하지만 완치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아임뚜렛의 영상에 쏟아지는 응원과 당당히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은 투렛증후군 환자들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임뚜렛이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건 거짓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임뚜렛의 지인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10년 전엔 틱 장애가 하나도 없었다", "학교 생활도 정상적으로 했다" 등의 증언이 나왔고, 아임뚜렛이 올해 초까지 음원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틱 장애, 그 중에서도 증상이 심각한 투렛 증후군 환자가 음원을 발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는 지적도 등장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영상 캡처
이에 아임뚜렛은 지난 6일 방송을 통해 처방전을 공개하면서 "틱 증상을 갖고 있는 것은 맞고, 유튜브를 하면서 과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음원에 대해서는 "틈틈이 녹음을 해서 디지털 싱글앨범 형태로 발표한 것"이라며 "자기 만족으로 한 것이었지, 래퍼로 활동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약 처방전까지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논란은 더 커졌다. 일반적으로 틱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약을 처방받을 땐 월 단위로 받지만, 아임뚜렛이 공개한 처방전에는 약이 일주일 정도였던 것. 이는 일반인들도 처방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영상 캡처
아임뚜렛의 '주작' 방송 이후 진짜 투렛증후군을 앓는 사람들까지 '인증'과 '해명'을 강요당해야 했다.

유튜버 틱있는코노는 '투렛증후군 진단서' 인증 영상을 게재하면서 "제 채널에도 틱 장애가 '주작이 아니냐'는 댓글이 달린다"며 "그런 댓글을 볼 때마다 씁쓸하고 맘이 안좋다. 내가 갖고 있는 장애를 진단서를 끊어서까지 인증해야하나 싶지만, 서로의 오해를 없애는 게 좋다는 판단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투렛증후군 유튜버 틱돌이 역시 "저의 진심을 전한다"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하면서 "많은 욕과 댓글을 봤다"며 "그래도 우리 힘들었으니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어쨌든 우리가 갖는 병에 대해 관심을 환기한 것이니, 이해도 높아지지 않았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한다"고 속내를 전했다.

또 지난 9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본명 이건희를 밝히고 출연해 "틱 증상 때문에 일자리를 구해도 한 달을 못 버티고 나오기를 반복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투렛증후군을 과장해 콘텐츠를 만든 '아임뚜렛 사건' 때문에 되레 의심만 받고 있다"면서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고통스러운데 이제는 가짜 아니냐는 의심에 해명까지 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건희 씨의 눈물어린 고백에 이수근은 "너의 아픔을 감히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네가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게 너무 기특하다"며 "여기 나온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장훈도 "건희가 투렛증후군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런 증상이 있다는 걸 알려서 나중에 사람들이 누군가 비슷한 병을 앓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잘못된 게 아니라 그저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건희 씨의 용기있는 행동을 응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