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사진제공=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재벌집 막내아들' /사진제공=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이번주에도 2회분이 방영되나요?" "(무료시청) 링크 있으신분?" "9회는 언제 업데이트되나요?"

중국 대륙에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 5일 오전 10시께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의 한 계정에 '재벌집 막내아들' 9회 예고편이 올라오자 중국 누리꾼들은 300개 가까운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댓글은 중국 윈난·허베이·산둥·광둥·간쑤성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까지 대륙 곳곳에서 달렸습니다. 조회수는 나흘 만에 56만회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중국판 트위터라 할 수 있는 웨이보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키워드 조회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13억회를 돌파했습니다.
"심상찮은 인기"…'우영우'보다도 뜨거운 반응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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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에 '재벌집 막내아들' 키워드를 넣으면 드라마 예고편부터 짧은 드라마 영상 클립, 배우 인터뷰 내용까지 각종 관련 게시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웨이보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해시태그 조회수는 무려 13억5000만회, 해당 키워드로 토론한 횟수는 8억5000만번에 달합니다. 관심도를 기간별로 집계하는 '열람 트렌드' 데이터는 방영 기간 누리꾼들 관심도가 급증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월드컵 경기로 결방한 다음날에는 2억회 넘는 키워드 조회수가 집계됐습니다. 올 여름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인기를 뛰어넘는 역대급 반응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지난달 18일 첫 방영 이후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8회 시청률 19.4%로 20%에 육박했습니다. 올해 최고 화제작 ENA 드라마 '우영우' 자체 최고 시청률(17.5%)을 제친 수치입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재벌가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한국의 1980~1990년대를 배경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 버블 등을 녹여내 눈길을 끕니다. 주3회 파격 편성도 인기 요인입니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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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실검 3위. 사진=바이두 캡처
바이두 실검 3위. 사진=바이두 캡처
드라마 열풍은 중국에서도 불고 있습니다. 최근 웨이보와 포털 등에서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습니다. 9회 방영을 앞둔 지난 9일 오전 중국 최대포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3위(드라마 부문)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도우반'에서 관련 리뷰가 3만개 가까이 올라왔고 평점도 8.3로 높게 매겨졌습니다. 현지 언론은 "드라마는 한국 현대 정치·경제 연대기의 축약판으로 관전 포인트가 많다"며 "대중성 있는 배우를 선정해 가업, 시간여행, 탐정 등 요소를 넣어 드라마 내용이 풍부하다. 최근 중국에서도 인기가 상당히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태양의 후예' 이후 최고의 히트작" 평가 나와
사진=도우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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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청자들 반응도 '호평 일색'입니다. 누리꾼들은 "드라마 이야기 전개가 탄탄하고 연출력이 뛰어나다" "한국 드라마는 점점 더 발전하는 것 같다" "빨리 다음 회를 보고 싶다" 등의 의견을 내놨습니다. 한 누리꾼은 "이번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 이후 중국에서 송중기의 두 번째 히트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인기를 반영하듯 실시간 시청을 원하는 누리꾼들이 많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국내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을 위해 중국 당국이 금지한 가상사설망(VPN)을 설치해 시청하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한 누리꾼은 JTBC 온에어 기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을 시청하고 있는 이미지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를 보기 위해 한국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다운로드하고 회원가입까지 한 것으로 보입니다. JTBC 온에어는 저작권 문제로 원칙적으로 해외 시청이 불가능합니다. 누리꾼 위치가 중국 장쑤성으로 나온 점을 감안하면 불법으로 '도둑 시청'한 셈입니다.
사진=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캡처
사진=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캡처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에 따르면 드라마 판권은 중국에 공식 수출되지 않았습니다. JTBC를 비롯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라쿠텐 비키 등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가 차단된 중국에서 누리꾼들이 시청 소감과 리뷰 등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이른바 '어둠의 경로'로 드라마가 유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포털 바이두에 검색하자 중국어 자막이 달린 드라마 전편을 시청할 수 있는 불법 사이트 여러 곳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작비 352억 썼는데…단돈 900원 '헐값'에 팔리기도
사진=타오바오 캡처
사진=타오바오 캡처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법적으로 DVD를 판매하는 사례도 보였습니다. 현지 최대 쇼핑몰 타오바오몰에서도 '재벌집 막내아들'을 검색하면 영상이 단돈 5위안(약 93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구매 후기를 보면 자막이 담긴 드라마 영상이 캡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제작사의 저작권이 이처럼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총 제작비는 352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총 16부작 드라마로 편당 제작비가 22억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거의 공짜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적 재산권(IP) 침해가 막심합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한국 드라마 열풍 등으로 콘텐츠 수출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은 136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계적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콘텐츠 수요는 높지만, 불법 유통으로 인해 손해액은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 대륙을 뒤흔들었던 '태양의 후예'는 현지에서 회당 25만달러(3억2000만원)로 수출됐습니다. 한국 드라마 판권 가격이 크게 오르는 추세를 고려하면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이 책정될 것이 유력시되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불법 영상 등으로 인해 거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중국의 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는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인기작의 불법 유통 문제는 해결되고 있지 않습니다.

당국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한류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조치에 그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불법 유통은 비단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등 다른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고질적 문제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