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항암제 개발비용·시간 확 줄일 수 있죠"
세포는 몸속 단백질 제조 공장에 비유된다. 비상장 바이오벤처 프로지니어는 공장(세포) 밖에서 단백질로 된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복잡한 공정을 건너뛸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 회사는 이 기술을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 프로지니어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무세포 단백 발현은 생산 효율성이 낮아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RNA 구획화’ 기술로 이런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종양내과 전문의 출신으로 삼성 바이오 사업 원년 멤버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상의학본부장(전무)을 지냈다. 작년 초 공동대표로 프로지니어에 합류했다.

회사가 보유한 무세포 단백질 합성 기술은 ‘엔젤(ANGEL) 플랫폼’에 담겨 있다. 원래는 원하는 단백질의 유전자 서열을 세포에 주입해 키운다. 단백질을 제대로 발현한 세포를 선별해 배양까지 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린다. 무세포 단백질 발현은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김 대표는 “무세포 단백 발현은 단백질 제조 ‘설계도’인 RNA 가닥이 엉켜버려 단백질 발현이 쉽지 않다”며 “RNA가 엉키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로 걸어놨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6개월여 걸리는 단백질 발현 기간이 2주 정도로 단축된다. 김 대표는 “공정을 최적화하는 단계”라고 했다.

프로지니어가 특히 관심을 두는 분야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이다. 시간 단축과 비용 감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봐서다. 프로지니어는 이런 방식으로 혈액암을 겨냥한 개인 맞춤형 항암제 개발을 시도할 계획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및 치료제용 면역증강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