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운택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우운택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현실과 가상의 융합은 이미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산업계를 관통하는 '핫 키워드'를 꼽는다면 단연 '메타버스'다. 사회 전반에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정보기술(IT)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그 가치가 확장되면서다.

한경닷컴은 오는 29일 열리는 '2021 한경 디지털 ABCD포럼'을 앞두고 우운택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사진)를 인터뷰했다. '메타버스가 바꿀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우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는다.

메타버스 개념은 "현실확장 가상세계"

아직도 생소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정확한 개념이 무엇인지 묻자 우 교수는 "가상의 융합으로 '아바타'를 통해 일상의 활동이 이뤄지는 '현실 확장 가상세계'라고 규정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의 기술을 통칭하는 개념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메타버스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XR'이라 불리는 '가상융합기술'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은 일찌감치 XR의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연구개발에 힘 쏟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2019년 78억9000만 달러(한화 9조3000억원)에서 2024년 1368억 달러(161조800억)로 5년간 연평균 76.9% 씩 성장할 전망이다.
21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서 열린 '디자인보호법 제정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용래 특허청장(아바타, 왼쪽 다섯 번째)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1 [사진=특허청 제공]
21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에서 열린 '디자인보호법 제정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용래 특허청장(아바타, 왼쪽 다섯 번째)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1 [사진=특허청 제공]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XR 글로벌 5대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세우고 올해에만 관계부처 합동 총 403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XR은 메타버스의 기초나 토대 같은 개념이라 이를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시장의 미래성장 규모는 쉽게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메타버스의 경제 효과가 최대 얼마까지 커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 교수 역시 "경제 효과는 메타버스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일각에선 메타버스와 게임 속 캐릭터를 혼동하기도 한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가 대표적 예다. 게임에서 이용자들은 실제로 수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꾸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한 발 더 나아가 게임 속에서 동맹을 맺어 집단으로 전투를 벌이는 등 실제 사회 못지않은 강력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메타버스를 게임의 확장으로 설명하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다만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 융합의 정도가 게임보다 높고, 더 활성화된 경제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게임과의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과몰입으로 인한 혼란 등 부작용 대비 필요"

메타버스의 긍정적 측면뿐 아니라 부작용도 균형 있게 봐야 하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선 △가상세계 과몰입으로 인한 혼란 개인정보보호 등의 보안 문제 △가상세계에서의 지적소유권 다툼 △플랫폼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 등의 우려 요소를 꼽았다. 앞으로 미처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블록체인 서울'에서 참가업체 관계자가 VR훈련 시뮬레이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블록체인 서울'에서 참가업체 관계자가 VR훈련 시뮬레이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보기술(IT) 지식 수준과 정보 기기 구매력 차이로 인한 디지털 격차가 메타버스 격차로도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선 "메타버스는 사회간접자본으로 접근해야 한다. 도로나 전기처럼 누구가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메타버스 시대가 촉진된 면이 있지만 현실과 가상의 융합은 이미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이미 오고 있는 미래라면 좀 더 이해를 하고 필요한 곳에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21 한경 디지털 ABCD포럼 - 메타버스가 바꿀 우리의 미래'는 오는 29일 오후 1시30분부터 한경닷컴 사이트 및 한경닷컴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생중계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포럼 참가를 사전 신청하면 사전 질문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행사 시작 시간에 맞춰 시청 URL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고 발표 자료도 제공됩니다.

2021 한경 디지털 ABCD포럼 사이트(event.hankyung.com/seminar/abcd2021)에서 사전 신청 가능합니다. 사전 신청시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커피 모바일 쿠폰 100개, CU 모바일 상품권 3000원권 100개를 총 200명에게 드립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