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어 선생님이 채점·첨삭…토플뱅크 입소문, 24만명 수강
많은 사람에게 영어 말하기·쓰기 공부는 고역이다. 독학으로도 실력을 상당 부분 끌어올릴 수 있는 읽기·듣기와는 달리 내 실력을 평가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하기·쓰기가 포함된 토플 공부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학원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에듀테크(교육+기술) 스타트업 데이터뱅크가 지난해 6월 선보인 ‘토플뱅크’는 인공지능(AI) 선생님이 채점과 피드백까지 자동으로 해주는 서비스다. 학원에선 보통 3일 정도 기다려야 했던 말하기와 쓰기 채점을 딥러닝 AI가 30초 만에 끝낸다. 취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커리큘럼도 제공한다.

토플뱅크는 금세 세계 ‘토플 열공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송다훈 데이터뱅크 대표(사진)는 “지금까지 누적 24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도 월 140%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스타 강사’ 출신이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서울 대치동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다. 직접 학원을 창업한 경력도 있다. 이후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꼽히는 뤼이드에서 콘텐츠개발총괄(CCO)로 일했다. 송 대표는 “등록금을 갚으려고 어렵게 공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토플 교육 서비스로 출발한 데이터뱅크는 더 큰 비전을 갖고 있다. 주관식 영어 교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시험기관이 쓸 수 있는 채점 솔루션, 학원·학교에서 활용할 교육 솔루션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송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기관과 학부모 모두 쉽게 쓸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질의 학습 데이터가 데이터뱅크의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토플뱅크의 사용자는 첨삭을 받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데이터뱅크는 지금까지 약 350만 건의 사용자 학습 데이터를 확보했다.

데이터뱅크는 올 상반기 슈미트로부터 3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송 대표는 “개발자 인력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