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 '꿀알바'는 데이터 수집…건당 수백만원짜리도
인공지능(AI) 데이터 회사 크라우드웍스 홈페이지에는 매일 업데이트되는 순위가 있다. 12일 기준으로 1위는 5730만539원, 2위는 2744만9418원이란 금액이 나온다. 크라우드웍스 작업자 중 누적수익이 많은 회원의 명단이다.

AI가 미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아르바이트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외나 커피숍 아르바이트 공고를 기웃거리지 않는 대학생이 많아졌다. 집에서 편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2017년 4월 설립된 크라우드웍스는 이 분야 선두주자로 꼽힌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 작업을 수행하는 아마존머케니컬터크를 벤치마킹했다. 박민우 대표(사진)는 “국내에서도 AI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 열풍이 불 것으로 보고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크라우드웍스는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다. 서울시가 만든 양재R&D혁신허브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외부 데이터를 많이 수집해야 하는 대기업이 고객사다. 이런 기업이 데이터 수집을 의뢰하면 사이트에 공고를 올리고 조건에 맞는 작업자를 찾는다. 정해진 기간에 결과물을 ‘납품’하면 데이터 수집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전문적인 작업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마추어도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손이나 안면에서부터 간판·이정표 이미지를 수집하고, 음성을 들은 뒤 자신의 감상을 고르고,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모으는 식이다. 단가는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십원에서 많게는 만원 단위에 이른다.

크라우드웍스에 소속된 작업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김대영 크라우드웍스 이사는 “유튜브 등에서 ‘쉽게 고소득을 벌 수 있는 알바’로 소문이 나면서 작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엔 설립 2년5개월 만에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실질적으로 매출을 내는 몇 안 되는 회사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이사는 “지난해 AI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거래 기업, 작업자, 투자가 동시에 늘었다”며 “올해는 일본 진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