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둔화로 중국의 지난달 승용차 판매량이 20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고려해 올해 세계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세계 수출이 500억달러(약 60조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5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2월 중국에서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월간 감소 폭으로는 2000년 이후 최대라고 CPCA는 밝혔다. 1~2월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1% 줄어들었다. CPCA는 "코로나19 확산과 연장된 춘제(설) 연휴 등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지난달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는 일본 도요차의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70.2% 감소한 2만3800대에 그쳤다. 도요타가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2001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중국 토종업체들의 출하량도 8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PCA는 다만 2월 말로 다가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2월 첫째주 판매는 하루 8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감소했다. 둘째주엔 일일 4098대로 89% 줄었고 셋째주와 넷째주엔 하루 5411대, 1만60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 63% 감소했다. CPCA는 기업들의 업무와 생산이 재개되고 판매도 점차 회복되고 있어 3월 감소 폭은 40~50%에 머물 것이라며 4월엔 판매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5.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6.0%보다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월엔 코로나19가 중국 내에서만 퍼지고 완전히 통제 가능할 것이란 가정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리적으로 더 확산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IMF는 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작년의 2.9%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성장률이 3.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달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앞으로 수 주 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얼마나 오래갈 지 예측할 수 없어 얼마나 더 (전망치를) 내릴지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MF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50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도 내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 자금은 저소득 국가 및 신흥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며 즉각 사용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자금은 무이자로 지원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은행(WB)도 각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도록 12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제조활동이 마비되면서 올해 유럽연합(EU)의 수출이 156억달러, 미국은 58억달러, 일본은 52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수출은 38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별로는 정밀기기와 기계, 자동차, 통신장비 등이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내린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인하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크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지 하루 만에 주요 7개국(G7) 차원의 정책 공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긴급 전화회의를 열고 "강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고 하강 위험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 도구를 사용할 것"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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