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친(親) 크렘린계 아흐마드 카디로프 현 대통령의당선이 확정된 러시아 체첸공화국 대통령선거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6일 러시아가 체첸공화국 대선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기회를 놓쳤다며 "어제(5일) 실시된 대선과 선거에 이르기까지의 정치적 과정은 긍정적, 민주적 결과를 낳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카디로프 당선자에 맞설 유력 후보들이 중도 사퇴하고 언론매체마저 친 카디로프 세력의 명백한 통제 아래 놓였던 점을 지적, 이번 선거가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미국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이번 선거가 국내 정세 안정의 진전을 위해 체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불확실한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어 "체첸인들 스스로 정통성을 확보해나가야 할 것"이라고덧붙였으나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 체첸 선거결과는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한편 조지 부시 대통령도 지난 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체첸공화국 대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었다. 이번 체첸대선은 당초 여론 조사에서 카디로프 후보를 앞서던 유력 후보들이 추천인 서명 문제와 크렘린 보좌관 발탁 등 석연찮은 이유로 중도 탈락하거나 후보를사퇴해 불공정 선거 시비가 일고 있다. 인권 단체들도 전쟁 와중에 선거가 치러진 데다 선거과정 대부분이 카디로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등 불공정성으로 인해 정통성이 결여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1997년 1월 초대 체첸 민선 대통령에 선출됐다가 1999년 연방 정부에 의해쫓겨나 무장 투쟁을 이끌고 있는 아슬란 마스하도프는 이번 대선을 불법으로 규정해지속적 무력 투쟁을 다짐했으며, 일부 체첸인들도 이번 선거를 `사기'로 규정하고있어 최근 10여년을 끌어온 유혈 사태는 선거 이후에도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