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 서남부 체첸 공화국에서 5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아흐마드카디로프(52) 현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압둘-카림 알사크하노프 선거위원장 말을 인용, 선거 집계가진행되고 있으나 카디로프 후보가 이미 총투표수 46만 2천표 중 절반 이상을 득표,결선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6일 오후 6시(한국 시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공식 개표 결과 카디로프 후보는 8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타르타스 통신도 앞서 아나톨리 포포프 체첸 총리의 말을 인용, 카디로프 후보가 체첸내 20개 선거구 가운데 12개 선거구에서 약 80%의 지지율을 얻었으며 결선투표 없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체첸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익명의 관리들의 말을 인용, 수도그로즈니를 포함해 전체 투표자의 약 3분의 1이 속한 4개 행정구에서 카디로프 후보가 약 8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7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56만1천명중 81% 이상이 투표했다. 그러나 당초 여론조사에서 카디로프 후보를 앞서던 유력한 후보들이 추천인 서명 문제 등석연찮은 이유로 중도에 출마를 철회하거나 탈락해 카디로프외엔 거의 무명인 후보들만 출마, 크렘린 당국이 짜맞추기식 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비판이 야기됐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가 전쟁 와중에 치러진데다 선거 과정의 대부분이 카디로프 후보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등 불공정성으로 인해 정통성이 결여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1월 초대 체첸 민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가 연방정부에 의해 쫓겨나 무장 투쟁을 이끌어 온 아슬란 마스하도프는 이번 대선을 불법으로 규정, 지속적 무력 투쟁을 다짐했으며, 체첸 주민 일부도 이번 선거를 '사기'로 규정하고 있어선거 이후에도 유혈사태가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은 이번 선거가 체첸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비판을 자제했다. 서방의 선거 감시단도 이번 선거에 파견되지 않았다. 반면 한 남성 유권자는 AP통신 회견에서 이번 선거가 "생명과 정의로 이르는 길"이라고 평가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번 선거엔 카디로프 후보외에 후세인 비불라토프(64.사업가), 압둘라 부가예프(54.전 의원), 샤밀 부라예프(45.전 관료), 쿠디스 사두예프(47.사업가), 오부하트 한추카예프(49.교수), 니콜라이 파이줄라예프(55.전 관료) 등이 출마했다. (그로즈니.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duckhwa@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