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서 4일 모조 수류탄을 숨겨갖고 여객기에 오르려던 승객 때문에 승객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고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소동은 새벽 5시 40분(한국시각 밤 10시40분)경 서부 도시 시애틀로 가려던 승객의 손 가방 속에 완벽한 군대 수류탄 모조품이 들어 있는 것이 짐 검색기를 통해 발견됨으로써 일어났다. 공항 당국은 이 때문에 3시간 반 동안이나 엄중한 경보조치를 내렸다. 이 승객은 모조 수류탄이 발각되면서 즉시 당국에 체포돼 구금됐다. 그러나 그가 모조 수류탄을 휴대하게 된 동기나 어떤 범행 혐의로 기소될 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공항 관계자들은 이날 보안 경보로 약 3개 항공편이 취소되고 다른 21개편이 지연됐으며 폭탄전문가들과 경찰견, 소방대원들이 공항 터미널로 긴급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당 100만 달러나 하는 신형 폭탄검색기에 모조 수류탄 윤곽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보 발령이 나자 승객들은 공항 건물에서 빠져나와 터미널 밖 보도로 몰려들었으며 보안 요원들이 검색을 모두 마친 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탑승 수속을 밟았다. 이번 경보 발령은 1주일만에 두번째로 내려졌다. 지난달 28일에도 금속탐지기가 꺼져 있는 것이 발견돼 승객 약 1만명이 대피하고 항공기 약 400편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