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투자 펀드의 수익률 상위에 반도체 테마 펀드들이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업황 회복 기대, 챗GPT 열풍 등에 힘입은 상승세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반도체를 포함하는 기술주 추종 펀드에는 자금 유입도 활발한 이뤄지고 있다.
증시 달군 반도체 ETF…美·中 펀드 수익률 1위

美 반도체 레버리지 ETF 70% 급등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 펀드 중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70.45%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이 ETF는 필라델피아반도체섹터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한다. 순자산은 연초 대비 30%가량 늘어난 662억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준 수익률 2, 3위에도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펀드가 자리했다. TIGER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 ETF,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 ETF는 올해 들어 각각 58.44%, 43.08%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두 펀드 모두 나스닥100지수를 기초로 삼는다.

반도체 강세 속에 지난해 초 ‘메타버스 열풍’ 이후 자취를 감췄던 메타버스 관련 펀드도 눈에 띄고 있다. 34.54% 상승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미국메타버스iSelect ETF가 대표적이다. 나스닥유노메타버스지수를 추종하는 KODEX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ETF도 28.19% 오른 상태다. 나스닥유노메타버스지수는 메타버스 관련 키워드 노출도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포함된다.

중국도 기술주펀드 강세

중국 펀드 수익률 1위도 반도체 테마 ETF가 차지했다. TIGER차이나반도체FACTSET ETF는 연초 대비 27.86% 올랐다. 이 ETF의 기초지수(FactSet China Semiconductor Index)는 중국 또는 홍콩에 본사를 둔 반도체회사 25개를 편입한다.

중국의 기술기업 육성 정책 기조 등에 투자하는 ETF들도 수익률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TIGER차이나과창판STAR50, KODEX차이나과창판STAR50 등은 연초 대비 각각 24.31%, 24.09% 상승하며 수익률 3, 4위 자리를 차지했다.

과창판(커촹반)은 중국 과학기술혁신기업들이 속한 거래소로,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린다. 과창판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설정된 미래에셋차이나과창판증권투자신탁 수익률은 연초 대비 22.51%를 기록 중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과창판50바스켓증권자투자신탁UH(주식)도 순자산은 8억원에 불과하지만 수익률은 22.85%로 우수한 편이다.

중국 펀드 순유입액도 기술주 투자 상품에 집중되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기술주 30개를 묶어 놓은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TIGER차이나항셍테크 ETF 순유입액은 올 들어 2875억원에 달했다. 중국 본토를 대표하는 선전300(CSI3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차이나CSI300 ETF의 순자산은 연초 198억원에서 이날 기준 1879억원으로 10배가량으로 급증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