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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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모두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8주 연속 내려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모두 7주 연속 떨어졌다. 2001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S&P500 지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1월3일 고점 대비 19% 하락, 약세장에 근접해 2020년 3월 시작된 강세장을 끝낼 태세다.

이 정도면 바닥론이 고개를 들 만 하다. 뉴욕증시는 바닥에 다다랐을까.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Fed가 2%대 후반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높아졌다.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업체인 월마트 등은 지난 주 실적 가이드를 줄줄이 낮춰잡았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훼손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변동성지수(VIX). 팩트셋
변동성지수(VIX). 팩트셋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6차례 금리인상기 중 4차례가 경제침체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금리인상 이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해외 요인까지 상존한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다른 때보다 더 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자금을 빼낼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WSJ은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이번 달 개인 고객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은 평균 63%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39%)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스미드자산운용의 콜 스미드 회장은 "시장에 거품이 아직도 많다"고 진단했다.

'공포 지수'라고도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도 여전히 역사적인 고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기였던 2008년 11월과 2020년 3월 VIX는 40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공황 이후 약세장에서 S&P500 지수는 평균 36% 떨어졌다. 지난 20일 기준 S&P500은 전고점 대비 19% 하락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얘기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