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사내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내 공모를 통해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모델로 선발했다. 이들은 하나금융투자의 다양한 홍보 및 광고 채널을 통해 활약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제공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사내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내 공모를 통해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모델로 선발했다. 이들은 하나금융투자의 다양한 홍보 및 광고 채널을 통해 활약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제공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 중에서 차별화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50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전년 대비(4109억원) 23.3% 증가한 가파른 성장세다. 올 1분기에도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하나금융그룹 내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그룹 내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이 전년 대비 35.7% 증가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로 시장 선점

하나금투는 WM, IB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WM 부문에선 ‘증여랩’ ‘힙합랩’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전략 상품을 육성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증여랩은 기존 투자자는 물론 젊은 세대에도 인기를 끌며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기본적으로 증여가 목적인 상품이지만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점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돼 투자상품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디지털 플랫폼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신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원큐스탁’이 대표적이다. 원큐스탁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운 MTS다. 쉬운 용어를 내세워 처음 주식을 접하는 이용자도 거부감이 없도록 설계했다. 원하는 대로 화면과 메뉴를 구성할 수도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마이데이터서비스 ‘하나합’도 반응이 좋다. ‘부자되는 투자 노하우’, ‘나의 은퇴준비 진단’, ‘배당투자’ 등 하나금융투자만의 특화 콘텐츠를 투자자별로 최적화해 제공하면서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물류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내외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도 미국 보스턴 오피스,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등 굵직한 해외 딜을 성공시키며 ‘IB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는 크래프톤, 명신산업 등 신성장 기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위축되는 환경 속에서 S&T 부문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원금보장형 상품, 중위험·중수익 상품 등 파생상품을 다양화해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저위험 신상품을 발굴하는 등 수익처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ESG와 글로벌 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ESG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진출해 결실을 맺었다. ESG 채권을 발행하고, 탄소배출권 시장에 유동성 공급자(LP)로 참여한 덕분이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IB·디지털에서 지속 성장 기반 구축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BEST 2025(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 전략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WM 부문에서는 대표 상품을 육성해 하나금융투자만의 상품 정체성을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MTS 서비스인 ‘원큐스탁’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디지털 플랫폼 인프라를 강화해 기초체력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IB 부문에서는 대체투자와 SOC 등 이미 강점을 갖고 있는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사모펀드(PEF) 사업을 확장하고, 기업공개(IPO) 관련 사업 경쟁력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세계 25개국 200여 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베트남 증권사 ‘BIDV증권’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해외 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을 잇는 ‘신남방 채널’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SG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외 ESG 사업에 참여해 ‘지속 가능한 금융’을 추구하는 한편 이를 통해 수익성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