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공장 출입문.(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출입문.(사진=연합뉴스)
올해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반도체 대형주 중 최선호주로 SK하이닉스를 제시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가전, IT부품, 서버 수요에 로봇, 자동차 등의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성장 속도가 빨라 지며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은 수요 확대에 기반한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올해 중 2018년 역사적 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사이클을 감안할 때 최소한 2022년까지 사이클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 반도체 수출은 87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 확보가 재개되는 가운데 대만 반도체시설 정전으로 D램(RAM)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며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파운드리 대형 고객으로부터 수주 증가가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더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인기와 중화권 업체들의 가성비 전략으로 갤럭시 S21이 전년 대비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TV부문도 LCD 패널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8개월만에 가격이 반등한 D램 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램 비중은 SK하이닉스 반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가격 변동이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반도체 업종에서의 가격(Price), 물량(Quantity), 비용(Cost) 방향성"이라며 "낸드(NAND)를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서 물량 증가가 제한적이라면 D램 제품가격 상승이 전사 실적에 빨리 반영될 수 있는 기업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2019년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실적 회복에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은 31조9004억원, 영업이익은 5조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2%, 84.3% 증가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사업은 견조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증가가 지속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낸드 사업도 공정 경쟁력이 선두업체에 비견될 만큼 많이 개선됐고 수율만 향상된다면 예상보다 빠른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