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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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셀트리온 주가가 폭등 중이다. 미국 게임스톱이 촉발한 주식 공매도 전쟁이 국내에서도 옮겨붙을 조짐이 보인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4만7000원(14.51%) 급등한 37만10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38만3000원까지 치솟으면서 18% 넘게 뛰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은 각각 9%대, 7%대 급등했다.

코스피 3000시대를 이끈 주역인 국내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미국 '게임스톱' 사태와 같은 공매도 반대 운동을 벌이기로 한 점이 셀트리온 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개인이 기관투자자들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 매수하며 주가를 폭등시킨 바 있다. 올해 들어 한 달 동안 오른 주가만 1600% 이상에 달한다. 미국 월가에서 주목받는 헤지펀드 중 하나인 멜빈 캐피털은 개인투자자들과의 공매도 전쟁에서 패하며 자산의 절반 이상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은 국내 상장 주식중 공매도 1위 종목이다.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2조1464억원으로, 시총 대비 공매도 비중이 4.83%를 차지한다. 유가증권시장 2위인 넷마블(1522억원)과의 격차는 14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셀트리온을 국내 반 공매도 운동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잔고를 기록 중인 에이치엘비(27일 기준 3138억원, 시총대비 비중 6.57%)도 7% 넘게 급등 마감했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국내 700만 주식투자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공매도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공매도 피해기업인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단체 주주행동에 나서겠다. 연대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의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는 1년 더 연장돼야 한다"며 "공매도가 재개되기 전에 100% 전산화된 무결점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투연은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을 중심으로 공매도 헤지펀드와 경쟁했다는 점에 착안해 케이스트리트베츠(kstreetbets·KSB) 사이트를 개설해 연대할 예정이다. 또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서울 여의도~광화문 일대에서 왕복 운행 시키며 운동을 벌인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