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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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가 최근 3거래일 동안 4조7000억원의 주식을 던지면서도 산 종목이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이자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21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3200→3000 사흘 동안 몸값 낮춘 코스피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직전일보다 53.51포인트(1.71%) 떨어진 3069.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 3208.99까지 오르면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풀었던 유동성(자금)을 회수하면서 국내 증시도 흔들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만기가 돌아온 2500억위안어치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중 1500억위안을 순회수했다. 앞서 지난 26일과 27일에도 각각 1000억위안과 780억위안의 역RP를 순회수했다.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전날 중국 상하이은행간금리(Shibor·시보)는 3.0240%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인 22일 2.4360%에서 불과 4거래일 만에 0.588%포인트 급등했다. 시중금리가 급등하자 중국 증시도 휘청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 3637.10을 기록한 이후 전날 3505.18까지 떨어졌다.

미국 발(發) 경기 불확실성 위험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예상대로 금리나 자산 매입 등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다만 FOMC는 성명을 통해 "경제 활동과 고용시장의 회복 속도가 최근 몇 달 사이 둔화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악영향을 많이 받은 산업들 중심으로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반대 위치에 있는 원화의 가치는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회의에서 지적된 경기 불확실성 리스크, 중국 유동성 흡수에 따른 긴축 리스크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된 점이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3거래일 동안 4조원 팔아치운 외국인…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담았다

증시 하락의 주범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26~28일 3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4조7465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바구니에 담았다. 사흘 동안 담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35억원어치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사태가 지속되면서 항체 치료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예상보다 빠르게 3공장 가동률이 올라오고 있는 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존 설비의 50% 규모에 해당하는 3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4공장의 조기 수주도 실적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4공장 수주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며 "주가 상승의 방아쇠(트리거)는 4공장 수주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1조4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5%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20억원, 4174억원으로 같은 기간 47.55%, 73.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10만원을 제시했고 유안타증권은 108만원,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100만원을 제시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